[이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재일이, (최)주환이에게는 잘 된 일이라고 축하해줬어요. 각자 더 잘해야죠."
올해 두산 베어스 선수단 주장은 다시 오재원이 맡았다. 벌써 여러 해째 주장을 맡고있는 오재원은 김태형 감독이 리더십에 있어서는 가장 신뢰하는 선수다. 그동안 선수들 사이에서 주장 역할을 잘 해왔고, 팀워크도 만들어냈다. "내가 두산 감독으로 있는 한 오재원은 앞으로도 계속 주장"이라는 김태형 감독의 농담 반, 진담 반에 지난해에도 오재원은 주장으로 시즌을 시작했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슬럼프에 빠졌고, 스스로 마음의 부담이 커 주장 자리를 내려놓기도 했었다. 오재원이 주장에서 물러난 후에는 오재일이 주장을 맡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또 한번 오재원을 콕 찝었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이 올해까지는 주장을 1년 더 하면서 중간 역할을 신경써서 하겠다고 한다. 나도 요청을 했다. 허경민, 박세혁, 박건우 같은 후배들도 있지만, 올해 오재원이 1년 더 하고 후배에게 주장 자리를 넘겨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책을 맡게 된 오재원은 체념(?)한듯 "감독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보겠다"면서 "작년의 일은 잊고, 앞으로의 일만 생각하겠다. 중간 역할을 원할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재일과 최주환이 타 팀으로 이적했지만, 팀에 대한 믿음은 굳건했다. "재일이랑 주환이는 선수 입장에서는 잘된 거 아닌가. 축하해줬다. 워낙 오래 같이 했으니까 야구장에서 만나면 반가울 것 같다. 크게 아쉬움은 없다. 각자 팀에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오재원은 "좋은 선수들이 떠났지만, 우리 팀에는 워낙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다. 어린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다 같이 메꿔나가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올해도 동료들, 후배들과 함께 '원 팀'을 만들어가야 하는 입장. 선수들의 협조는 필수적이지만, 사실 중간 관리자 입장에서는 감독에게 바라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김태형 감독에게 올해 바라는 점이 있냐는 질문에 오재원은 슬쩍 "감독님이 올해는 (감정)'업 앤 다운'을 많이 줄이겠다고 하셨다. 실천하시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선수들이 감독님의 속내를 잘 알고 있다. 감독님이 어떤 마음으로 그러시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며 웃었다.
이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