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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인터뷰]"日우승 때도 롯데 떠올렸다" 이대호, '마지막 2년'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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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게 남은 시간이 진짜 얼마 없다. 내 손으로 롯데를 우승시키고 싶다."

FA 계약과 함께 '선수로서 마지막 2년'을 다짐한 이대호의 표정은 밝았다.

이대호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인터뷰에 "2년 안에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규시즌이 아닌 한 해의 최종 승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롯데의 우승은 내 꿈이다. 입단할 때도, 해외리그 나갔다가 복귀할 때도, 이번 FA 계약에서도 언제나 롯데 우승을 이야기했다. 마지막 2년이라 생각한다. 우승을 못하면 다시 롯데의 팬으로 돌아가 후배들을 응원해야한다. 기왕이면 힘이 남아있을 때, 내 손으로 하면 더 좋지 않겠나."

이대호는 2001년 2차 1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다. 롯데에서 뛴 15시즌 통산 1715경기에 출전, 타율 3할9리 332홈런 1243타점을 올렸다. 롯데 구단은 이대호와 2년 최대 26억원(옵션 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 은퇴를 앞둔 레전드의 마지막 2년을 예우했다.

"솔직히 선수로선 기간이 길수록 좋다. 기록도 좀더 쌓을 수 있고. 하지만 긴 시간 뛰면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작년부터 '내가 물러가야되나' 그런 실감이 든다. 딱 기한을 정해놓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2년, 진출도 1999년이다. KBO 역대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이대호의 입단 이래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에 오른 적이 없다. 21세기 롯데는 7차례 가을야구를 했지만, 2011년과 2012년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장 높은 곳이었다. 이대호가 이토록 뜨겁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열망하는 이유다.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의 우승 옵션이 선수들에게 강렬한 메시지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도 "계약 직후 후배들 연락을 많이 받았다. 내가 있을 때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말이 우승이지 쉽지 않다. 재작년엔 우리가 꼴찌했다. 그래서 지난 시즌 시작은 좀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작년 롯데는 분명 4강에 들 수 있는 실력이었다. 우승하려면 당연히 개개인의 실력이 모두 뛰어나야하고, 그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져야한다. 타격 기술이나 타석에 들어서는 마음가짐 등 내 모든 것을 전수하고 싶다."

이대호 개인으로는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시절 2014~2015년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기억이 이대호에겐 '롯데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더한다.

"그때 이렇게 해야 우승하는구나! 생각했다. 물론 기쁘고 행복했지만 내가 사랑하는 팀에서, 한국말로 인터뷰도 하는 모습을 꿈꿨다. 우승 파티를 하면서도 가슴 한켠에 롯데 선후배들과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호가 꼽은 자신의 후계자는 한동희다. 한동희는 지난해 타율 2할7푼8리 17홈런 67타점 OPS 0.797로 큼지막한 스텝업을 이뤄냈다. 이대호는 "한동희가 올해부터 3할 30홈런 100타점 해서 4번타자를 해주면 좋겠다"면서 "올해 더 잘할 거다. 더 미쳐서 팀을 이끌어주길 바란다. 그러다보면 팀이 맨 윗자리에 서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이대호의 올해 목표는 변함없이 3할 30홈런 100타점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색다른 목표를 덧붙였다. "무섭기보다는 힘든 후배들을 안아주는 아빠 같은 선수가 되겠다"는 것.

"나는 우리 팀에서 나이가 많은 선수일 뿐이다. 리더는 전준우나 손아섭, 더 젊은 선수들이 할 일이고, 난 옛날에 무서운 선배였던 만큼 앞으로는 따뜻한 말을 해주려고 한다. 저나 (송)승준이 형이 역할은 힘든 부분을 어루만져주는 그런 역할을 하겠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