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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포커스]LG 류지현 감독의 선수 중심 야구. 마음부터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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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신임 류지현 감독의 스프링캠프 첫날은 여느 스프링캠프와 다르지 않았다. 훈련 때 새롭게 진행하는 이벤트는 없었다. 새로운 것이 있었다면 저녁식사후 갖는 '소통의 시간'.

류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선수들이 자신이 가진 최고의 기량을 펼치기 위해선 부담, 압박 보다는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그냥 선수들에게 '이렇게 해'라고 방향만 정해주는 게 아니라 그 선수가 어떤 때 느끼는 감정, 그런걸 얘기하다보면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면서 "투수, 야수, 포수 등 파트별로 할 수도 있고, 불안감을 보이는 선수는 1대1로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선수들을 배려하는 마음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류 감독은 정찬헌과 이민호를 붙박이 선발로 일찌감치 공언했다. 물론 다른 선발 투수들을 준비시키지만 이들과의 경쟁이 아니라는 것. 경쟁에 대한 부담 대신 편안한 마음으로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팔 각도에 대해 고민을 하던 김대유에겐 먼저 그에게 어떤 각도가 더 편한지를 물어봤다고. 김대유가 더 내리는 게 더 편하다고 하자 류 감독은 곧바로 내려라고 조언했다. 선수가 편하게 느끼는 자세가 좋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1군 캠프 합류 시기도 정하지 않았다. 케이시 켈리와 앤드류 수아레즈, 로베르토 라모스는 모두 입국해 각자 자가격리 중이다. 이중 가장 먼저 입국했던 켈리가 먼저 합류할 수 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켈리의 합류일을 확정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켈리가 6일 12시 이후 자가격리가 풀린다"고 했다. 즉 6일에 합류할 수 있는 것. 그러나 류 감독은 "켈리가 가족과 자가격리를 했다. 상황을 보고 급하지 않게 담당 직원과 수석코치와 상의해서 합류 시점을 결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류 감독은 "심적으로 쫓기지 않게 하고 싶다. 내가, 코칭스태프가 급해서 데려오는게 효과가 있을까 싶다"며 "선수들의 마음이 정리가 된 다음에 합류하는게 훨씬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어린 선수들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 류 감독은 "수비 코치님에게 이주형의 캐치볼 파트너를 이형빈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주형은 2년차, 이형빈은 신인이다. "높은 선배들과 하는 것보다 어린 선수들끼리 하는게 서로 심리적으로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비주전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초반에 컨디션을 올리는 것을 막고 싶어한다. 그래서 예전 2월 하순부터 시작한 연습경기를 3월 초로 미뤘다. "주전들은 개막에 맞춰서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연습경기는 빨리 시작해서 초반 경기엔 비주전, 어린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들은 빨리 준비해야되는 데다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무리를 하다가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컨디션을 잘 맞추도록 할까 그 생각 뿐이다"라고 했다. 류 감독이 만들어가는 선수 중심의 스프링캠프.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