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이 양현종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양현종이 최우선으로 고려할 계약 조건은 무엇일까.
양현종은 국내 에이전트, 미국 현지 에이전트와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 중이다. '최후의 보루'였던 친정팀 KIA 타이거즈와의 FA 협상 종료를 선언하면서, 양현종은 마지막 안전 장치까지 제거하고 진짜 도전자의 입장이 됐다. 꿈의 무대를 향한 열망이 크게 느껴진다.
현재 시점에서 최적의 계약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 중순까지 계약을 마치는 것이다. 물론 계약까지 가기 위해 양현종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비자 문제 해결과 메디컬 테스트 등의 절차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수일 내로 결정을 해야하는 셈이다. 또 40인 로스터 보장 조건은 내려놨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빅리그 오퍼에 가까운 조건을 받는 것이 최상이다. 스프링캠프 초대권도 함께 포함돼야 빠른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대어'로 꼽히던 FA 트레버 바우어가 최근 LA 다저스와 계약을 마치면서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도 속도가 나는 모양새다. 중소형급 선수들도 속속 새로운 팀을 찾았고, 캠프 시작 시기에 맞춰 구단들의 전력 구상도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양현종이 결정해야 할 시기도 임박했다는 뜻이다. 또 지난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를 통해 양현종의 신분 조회를 요청하면서 계약은 더욱 가까워진듯 하다. 양현종을 영입하고 싶은 확실한 구단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양현종에게 좋은 금액의 계약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다. 해당 구단은 상당히 높은 연봉의 단기 계약을 내밀었다. 하지만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유는 조건 때문이다. 해당 구단은 2021시즌 선발진 구성이 탄탄한 팀이다. 신인의 입장으로 돌아가 도전해야 하는 양현종에게는 불리한 여건이다.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구단이라 양현종에게 큰 액수를 적어냈지만 적지 않은 연봉을 받는다고 해도, 초반 기회가 생기지 않으면 첫 시즌이 꼬일 수도 있다. 양현종 측이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조건도 바로 이 '기회'인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환경과 보장된 연봉을 원했다면, 양현종 입장에서는 KIA와 4년 계약을 맺는 것이 베스트일 수 있다. 하지만 이왕 도전을 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빅리그에서 등판 기회를 많이 받고, 안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금액보다 등판 기회가 많은, 상대적으로 투수진이 약한 구단을 택하는 것이 최상이다.
현재 양현종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은 여러 구단이다. 최상의 조건을 조율해 이끌어내는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