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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인터뷰]'퓨처스 출루율 0.406' 롯데 강로한 "이제 1군 중견수 도전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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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일단 나가야 내 빠른 발을 활용할 수 있다. 경기당 출루 2번이 목표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볼넷 개수를 더 늘리고 싶다."

강로한에게 2020년은 특별했다. 평생 해온 내야 대신 외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마무리캠프 때까진 내야수 출전을 병행했지만, 캠프에서는 외야에만 전념하고 있다.

강로한은 이제 민병헌이 빠진 롯데 자이언츠 중견수 자리를 노린다. 민병헌이 빠졌지만 '멀티맨' 정훈과의 경쟁을 이겨내야한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처한 신용수 추재현 나승엽 등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선수 생활의 중요한 기로다. 강로한은 "야구가 참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어차피 난 최선을 다하고, (감독님의)선택을 받아야하는 입장"이라며 웃었다.

"내야는 잔플레이가 많고, 수비할 때도 작전을 한다. 짧은 시간에 움직임도 많다. 상대적으로 외야는 타구 날아오는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타구 판단이란게 참 쉽지 않다. 송구하는 거리도 멀고.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내가 잘 못하는 분야니까, 반대로 야구선수로서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강로한의 외야 전향은 성민규 롯데 단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최대 장점인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최대한 활용해 쓰임새를 늘리기 위해서였다.

타격 스타일도 바꿨다. 원래 강로한은 공격적인 스윙을 즐기는 '배드볼 히터'였다. 1군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19년 306타석에 출전, 107삼진 13볼넷을 기록했다. 타율 2할4푼, 출루율은 2할7푼9리였다.

하지만 이젠 타격보다 '출루'에 초점을 둔다. '한 경기에 출루 2번'. 강로한이 스스로에게 주문처럼 건 개인 미션이다. 시즌이 끝나고 나니 출루율 4할을 넘겼다(0.406). 롯데는 홈구장 전광판에 타율이 아닌 OPS를 표시하는 구단이다.

"작년에 가장 신경쓴 게 출루율이다. 처음엔 삼진을 줄이고 출루율을 높이려고만 했는데, 삼진을 먹더라도 그만큼 포볼을 많이 얻으면 되는 거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까 성적이 좋아졌다. 2군이지만 출루율 4할을 넘기니 기분이 좋다. 출루를 많이 해야 내 스피드를 살릴 수 있으니까. 앞으로도 매 경기 개인 미션을 정할 생각이다."

허문회 감독은 지난해 민병헌의 빈 자리를 메운 정훈에 대해 중견수가 아닌 '멀티롤'을 공언했다. 민병헌은 지난해 340타석을 소화했다. 시즌 중반에 돌아온다 해도 170타석에 준하는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진 셈. 지난해 강로한은 1군에서 단 26타석을 소화하는데 그친 선수다.

경쟁자들 대비 나이가 많은 편이다. 대신 롯데 백업 라인을 대표하는 '툴 가이'다. 외야 경험과 수비 범위, 송구에서는 비교 우위에 서 있다.

강로한은 '화제의 신인' 나승엽에 대해서는 "엄청 호리호리한데 키도 크고 발도 빠르고 야구센스가 좋다. 방망이도 잘 돌리는 것 같다. 괜히 수퍼루키가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외야수 병행이라는 동병상련을 겪는 후배이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경쟁자다.

"작년에 2군에서 래리 서튼 감독님, 나경민 문규현 코치에게 많이 배웠다. 출전 경험도 충분히 쌓았다. 힘들지만 좋은 시간이었다. 올해 목표는 '1군 붙박이'다. 숫자로 굳이 표현하자면, 144경기 출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게 최우선이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