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유심히 지켜보는 선수가 있다. 바로 올해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캠프에서 뛰고 있는 내야수 이영빈이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지명돼 계약금 1억3000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1차 지명 선수인 강효종을 비롯해 유망주들이 많았는데 유일하게 1군 캠프에 뽑힌 것부터가 팬들의 관심을 끈다.
그의 이력을 보면 더욱 놀랍다. 빙그레-한화-쌍방울-SK를 거친 내야수 이민호씨의 아들인 이영빈은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중학교 1학년때 야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때는 단거리 육상, 멀리뛰기 선수로 운동을 했는데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아버지를 설득해 야구를 하게 된 것.
다른 선수들보다 3∼4년 정도 늦다보니 경험을 쌓기도 힘들었다. 중학교 때는 2루수를 봤는데 3학년때 서야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세광고에서는 2루수를 보다가 지명타자로 1학년 후반기부터 경기에 나가게 됐고, 2학년때는 우익수로 주로 뛰었다. 유격수는 3학년 때부터 맡았다. 단 1년만 하고 2차 1라운드로 지명됐다는 것은 그만큼 천재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LG 류지현 감독 역시 이영빈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류 감독은 18일 "캠프 초반보다 발전하는게 보인다. 좀 전에 펑고를 쳤는데 이영빈에게 잘한다고 말해줬다. 자세가 훨씬 좋아졌다"라면서 "여런 선수들과 함께하는 캠프에서는 조금만 따라가지 못하면 티가 나는데 그렇지 않다. 기본기, 자세, 밸런스 등이 발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 LG 내야진의 뎁스가 두터워 이영빈이 올시즌부터 1군에서 뛸 수 있다는 생각은 아직 이르다. 하지만 야구는 모르는 일. 그가 보여주는 성장세는 미래를 함부로 예측하지 못하게 한다.
이영빈은 맡고 싶은 포지션을 묻자 "유격수가 제일 하고 싶다. 유격수가 팀의 중심이니까 중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보였다. 유격수로서 자신있는 것은 송구. "유격수를 많이 안해서 스텝도 잘 안되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도 "송구 능력은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신인인데 당차다. 물어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LG의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에게도 많이 물어보고 있다고. "오지환 선배님께서 수비때 스타트 하는 것이나 타구 쫓아가는 것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고 눈치 보지 말고 수비에서는 항상 몸을 움직이고 스타트하라고 가르쳐 주셨다"라고 했다. 타격에 대해선 김현수에게 조언을 구했다. "나도 김현수 선배님처럼 나만의 타격을 갖고 싶다"라고 했다.
올시즌 목표는 잘 성장하는 것이다. "상위라운드로 뽑힌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이영빈은 "지금 수비쪽에서 부족한것 같다. 경험도 쌓고 수비도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 1군에서 경기를 뛴다면 좋겠지만 그게 안되더라도 차근차근 잘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2학년 때까지만 해도 프로 지명을 생각하지도 못했다는 이영빈은 상위권 픽으로 LG에 왔고, 유일한 1군 캠프 신인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이영빈은 "이제 좋은 구단에 왔으니 박용택 선배님이나 이병규 코치님처럼 LG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