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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김시은 "'독립영화계 전도연' 수식어, 전도연에게 누 될까 조심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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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시은(34)이 "'독립영화계 전도연'이란 수식어, 전도연 선배에게 누가 될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미스터리 영화 '빛과 철'(배종대 감독, 원테이크필름·영화사 새삶 제작)에서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가해자의 죄책감을 짊어지며 불행 속에서 삶을 사는 희주를 연기한 김시은. 그가 22일 오전 진행된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빛과 철'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빛과 철'은 단편영화 '고함'(07) '계절'(09) '모험'(11)으로 주목받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배종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신인 감독답지 않은 섬세하고 날카로운 치밀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력을 담은 '빛과 철'은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4회 탈린블랙나이츠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으며 화제성은 물론 작품성에 대한 검증까지 두루 마친 2월 신작이다.

특히 '빛과 철'은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독립영화계 전도연'으로 등극한 김시은의 새로운 인생작으로 꼽히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극 중 김시은은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불행의 바닥으로 내려쳐진 희주를 연기했다. 끊임없는 불안과 이명, 짓눌린 삶에서 도망치려던 순간, 낯선 아이 은영(박지후)이 찾아와 건넨 말로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인물을 완벽히 소화해 '빛과 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시은은 "사실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홍보팀에서 나를 두고 '독립영화계 전도연'으로 표현해주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지만 반대로 누군가의 이름이 담긴 수식어라 그 분께 누가 될까봐 조심스럽기도 하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실제로 이 수식어를 바꿔달라고 홍보팀에 부탁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너무 민망해 '전도연' 선배 대신 '보석'이나 '원석'으로 바꿔주면 안되겠냐고 부탁했지만 바뀌지 않더라. 누군가의 이름이 들어간다는 게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지금은 영화계에서 예쁘게 봐주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받아들여 보려고 하지만 여전히 민망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김시은이라는 배우가 '제2의 누구'로 불려지는 것도 영광이지만 언젠가는 오로지 나로서 받아들여지는 날도 오길 바란다. 그렇게 조금씩 차곡차곡 밟아 나가면 언젠가 대중도 '김시은'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아주지 않을까란 희망도 있다"고 소신을 전했다.

'빛과 철'은 남편들의 교통사고로 얽히게 된 두 여자와 그들을 둘러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염혜란, 김시은, 박지후 등이 출연하고 '곡성' '시체가 돌아왔다' 연출부 출신 배종대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지난 18일 개봉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