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5년 전 브라질 축구팀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가 추락하는 대참사에도 기적적으로 생존한 에르윈 투미리에게 또 한 번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볼리비아 언론과 투미리 본인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지난 2일 오전 투미리를 태운 버스가 볼리비아 중부 코차밤바에서 산타 크루즈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탑승객들의 비명이 들리더니 버스가 협곡 아래로 150미터 가량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45명 중 최소 20명이 목숨을 잃은 끔찍한 대형참사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투미리는 구조대의 도움없이 스스로 추락한 버스를 빠져나왔다.
투미리는 사고를 감지하자마자 앞좌석 시트를 잡고 어깨를 편 채로 몸을 창문에 기댔다고 한다. 튕겨져나가지 않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투미리는 2016년 샤페코엔시 축구팀을 태운 비행기가 콜롬비아 상공에서 추락하는 대참사 당시에도 '태아자세'(브레이스 포지션; 두 다리 사이에 가방을 끼우고 몸을 최대한 웅크려서 작게 만드는 동작)를 취해 기적과도 같이 목숨을 건진 바 있다.
이 사고로 탑승객 77명 중 승무원이었던 투미리 포함 6명의 생존자를 제외한 71명이 사망했다.
투미리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버스는 계속해서 회전했다. 좌석을 붙잡지 않은 사람들이 꼭 세탁기 안에 있는 것처럼 넘어졌다. 나는 내내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 버스가 멈춘 뒤 기어나왔다"고 사고 당시를 돌아봤다.
투미리는 "내게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는다. 나는 팔을 다쳐서 지금은 들어올릴 수 없지만, 서서히 회복할 거라고 들었다. 그밖엔 무릎에 상처가 났고,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당시 주축 선수를 다수 잃은 샤페코엔시는 빠르게 대참사 후유증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지난 1월 브라질 1부 승격을 이뤄냈다.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기적의 팀:샤페코엔시'가 3월 개봉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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