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패하지 않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때 '승점자판기'로 불리던 서울 이랜드가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 개막후 막 세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변화의 색 만큼은 명확하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이랜드는 14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3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랜드는 개막 3경기 무패(2승1무)를 달렸다.
경기 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이랜드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개막전에서 3대0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15년 창단 이래 첫 개막전 승리다. 뒤이어 열린 김천 상무와의 2라운드 대결에서는 4대0 대승을 챙겼다. 하지만 정 감독은 승리의 기쁨에 빠지지 않았다. 전남전을 '고비'라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이랜드는 지난해 전남과의 최종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그친 이랜드는 정규리그를 5위로 마감하며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랜드 입장에서는 설욕이 필요했다. 하지만 전남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앞선 두 경기 연속 무실점(충남아산전 0대0 무, 경남전 1대0 승)을 기록하며 '짠물 수비'의 진수를 선보였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역시 쉽지 않았다. 이랜드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상대에 선제골을 내줬다. 수비 실수가 불러온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이랜드는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10분 레안드로의 동점골로 기어코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상대를 매섭게 몰아붙이며 역전을 노렸다. 비록 경기는 1대1로 마무리됐지만, 이랜드는 위기를 넘고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뒤 정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징크스라는 것을 생각하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실수에 의한 실점을 했다. 지난해를 답습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밀리고 있을 때의 (나쁜) 습관이 나왔다. 후반에 변화를 통해 다행히 동점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점이다. 정 감독 역시 "패하지 않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골을 내주면 뒤집지 못했다. 올해는 따라잡기는 한다. 이제 그 경기를 뒤집어야 승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 팬들은 달라진 선수들의 활약에 뜨겁게 응답했다. 이랜드는 지난 6일 열린 김천과의 홈 개막전(1035명)에 이어 또 한 번 이날 경기서 만원관중(1070명)을 달성했다. 구단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이고 쾌적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부러 1000석 정도만 개방했다. 두 경기 연속 유료관중 1000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팬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와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풍성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특히 이날 첫 선을 보인 마스코트 '레울과 레냥' 인형은 출시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화이트데이 맞이 인형-캔디 선물 세트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구단 관계자는 "역대급 반응이다.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해 팬들께서 더 많이 관심을 보이시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잠실=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