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주루 코치할 때 많이 죽여서 팬들께 욕도 많이 먹었죠."
모든 감독에게 물어봐도 주루플레이는 공격적인 것을 좋아한다. 베이스 하나 더 가는 것이 그만큼 득점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예전엔 공격적인 주루를 도루를 많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1루에서 안타가 나왔을 때 1루 주자가 3루까지 뛴다거나. 2루주자가 짧은 안타 때 홈으로 대시 하는 것 등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LG 트윈스 신임 류지현 감독 역시 공격적인 주루를 지향한다고 했다. "원래 공격적인 것을 좋아해서 주루 코치할 때 많이 죽여서 팬들께도 욕을 많이 먹었다"라며 웃은 류 감독은 "기본적으로 안전하게 하는 것보다 공격적으로 해야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지론을 밝혔다.
감독만 그런 생각을 갖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마침 LG의 3루 주루코치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다. 빠른 발로 역대 한시즌 최다 도루인 84개의 기록 보유자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득점에 가담하는 모습은 야구팬들에게 크게 각인이 돼 있다. 류 감독은 감독 취임 이후 파트별 코치와 여러차례 회의를 통해 올시즌 LG의 방향성을 마련했다. 이 코치와도 마찬가지다. 류 감독은 "이종범 코치와 12월과 1월 내내 파트 미팅을 통해 많이 얘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LG의 공격적인 주루는 연습경기를 통해서도 여러차례 보였다. 가끔은 상대의 좋은 송구로 주자가 홈에서 아웃되기도 하고, 도루 실패도 있었지만 연습경기이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난 2일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서는 9회초 구본혁의 센스있는 주루플레이가 류 감독에게 첫 승을 선사하는 키 플레이가 됐다.
8-8 동점이던 9회초 1사 1루서 김호은의 중전안타 때 1루주자 구본혁이 3루까지 질주한 것. 구본혁이 중견수의 공을 잡을 때 무게 중심이 뒤쪽으로 쏠리는 것을 보고 속도를 높여 3루까지 뛴 것이 1사 1,3루를 만들었고, 이어 신민재의 안타로 득점에 성공하며 LG는 첫 연습경기서 9대8의 역전승을 거두면서 류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할 수 있었다.
LG는 지난해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오지환(20개)과 홍창기(11개) 둘 뿐이었다. 발빠른 이천웅까지 더해도 단독 도루를 감행할 수 있는 타자가 별로 없다. 게다가 LG의 방망이가 크게 빼어난 팀은 아니기에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선 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가 필요하다.
이종범 코치의 오른 팔이 계속 돌아야 LG의 신바람은 더 거세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