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TV가 토트넘-맨유전 중계 과정에서 여성 부심의 맨다리 노출을 막기 위해 100컷 이상을 편집한 사실이 인권단체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2일(한국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맨유전(1대3패)은 축구에 열광하는 이란 국민들에게도 놓칠 수 없는 빅게임이었다. 이날 부심은 축구계에서 가장 뛰어난 심판 중 하나로 꼽히는 여성심판 시언 매시-앨리스였다.
이날 매시-앨리스 부심이 반바지를 입고 나오면서 이란 국영TV 라이브 중계중 100컷 이상이 편집됐다. 여성 부심이 잡히는 화면은 죄다 토트넘스타디움 외관이나 안필드 주변 거리 등 풍경 사진으로 대체됐다.
이란 시민 인권단체 '마이 스틸시 프리덤(My Stealthy Freedom)'에 따르면 이러한 무자비한 편집 결정은 이란 당국의 엄격한 종교적 법률에 따른 것으로 이란 시청자들이 여성 부심의 맨다리를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란 내 남녀차별에 맞서 부단히 투쟁해온 이 단체는 "반바지를 입은 여성심판으로 인해 TV 검열이 자행됐다. 솔루션은 런던 골목 풍경으로 대체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경기 자체를 희화화시켰다. 경기 말미에 한 해설자는 '시청자들이 지오그래픽 쇼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던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검열은 이란 정부의 DNA다. 우리는 여기에 길들여져선 안된다. 이것은 우리의 문화가 아니다. 이것은 억압적인 체제의 이데올로기일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개 장소에서 여성의 신체 노출을 불허하는 이란의 법은 매우 엄격하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여성의 히잡은 의무화됐고, 여성은 공개장소에서 라인이 드러나지 않는 헐렁한 옷에 머리엔 스카프를 반드시 써야 한다. 이를 어길 경위 60일 구류 처벌을 받는다. 지난 2019년 이란 정부는 처음으로 여성의 축구장 출입을 허용한 바 있다.
2019년 10월 캄보디아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예선전에서 이란 정부는 8만석의 좌석 중 여성들을 위해 티켓 4000장을 따로 배정했고, 여성 경찰의 보호속에 남자들과 완전히 떨어진 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하도록 했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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