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핫플레이어]"옆구리에 쥐 날 뻔" 가라, 가라, 수십번 되뇌인 간절함이 만든 최고의 하루

정현석 기자
2021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만루, 삼성 박해민이 우월 역전 만루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5.23/
Advertisement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최고의 하루였다.

Advertisement

삼성 라이온즈 캡틴 박해민(31). 10년 차 베테랑은 23일 대구 KIA전에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

먼저 경기에 앞서 커피 차가 도착했다.

Advertisement

'캡틴박'의 통산 1000경기 출전과 8년 연속 10도루 달성을 축하하는 마음을 커피 안에 담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누려보는 호사. 최근 유행처럼 도착하던 동료 선수들의 커피차가 살짝 부럽던 차에 의미 있고 뿌듯한 선물이 됐다.

Advertisement

팬들의 사랑이 괴력으로 이어졌다. 휴일 라이온즈 파크를 찾은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2-5로 뒤진 1사 만루에서 박해민이 타석에 섰다. 투수가 장현식에서 좌완 장민기로 바뀌었다.

Advertisement

2B2S 불리한 볼카운트. 박해민은 장민기의 5구째 128㎞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한 손을 놓고 툭 끌어당겼다. 배럴에 맞은 타구에 우익수가 돌아섰다. 펜스 근처까지 따라가 점프 캐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타구는 노란색 철조망 펜스를 아슬아슬 하게 넘어 관중석으로 툭 떨어졌다. 단숨에 6-5를 만드는 역전 만루홈런.

생각치도 못했던 캡틴의 한방. 데뷔 첫 그랜드슬램이었다.

휴일을 맞아 라이온즈파크를 방역수칙 한도 만큼 가득 채운 홈 팬들이 난리가 났다. 체념한 채 TV로 경기를 지켜보던 삼성 팬들도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105m를 날아 아슬아슬 하게 펜스를 넘은 생애 첫 만루홈런. 짧은 비행 시간, 팬들은 손에 땀을 쥐고 타구 궤적을 쫓았다.

2021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만루, 삼성 박해민이 우월 역전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5.23/

가장 진땀을 흘린 사람은 박해민이었다. 1루를 향하면서 '가라, 가라'를 속으로 되뇌며 몸을 엄청 비틀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넘어갈 줄 몰랐어요. 칠 땐 몰랐는데 치고 나서 옆구리에 쥐가 나더라고요. 오히려 타구를 보면서 몸에 힘이 엄청 들어간 것 같아요.(웃음)"

개인적 홈런 욕심보다는 이 타구가 넘어가면 역전이라는 팀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현실이 됐다. 믿기지 않는 짜릿함. 뷰캐넌이 거수경례로 캡틴박에 대한 예의를 표할 때에서야 집 나갔던 현실감이 돌아왔다.

삼성의 톱타자 박해민은 시즌 초 잠깐 부진을 털고 공-수-주 맹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42경기 0.308의 타율과 2홈런, 21타점, 25득점. 14도루로 부문 2위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만능 외야수. 가치가 폭등할 조짐이다.

평생 잊을 수 없었던 짜릿했던 하루.

박해민은 "처음 받아본 팬들의 커피차 선물에 첫 만루홈런으로 보답한 것 같아 감사한 마음 뿐"이라며 활짝 웃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21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만루, 삼성 박해민이 우월 역전 만루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5.23/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