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벤치에서 파이팅이라도 내겠습니다."
30일 대전. SSG 랜더스 최 정(34)은 김원형 감독의 '인천행' 지시에 이렇게 답했다.
최 정은 29일 한화전에서 무릎에 사구를 맞았다. 3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서 배동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종수가 뿌린 공이 바깥쪽 무릎을 직격했다. 그대로 쓰러진 최 정은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결국 코치진 부축을 받으면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큰 부상은 피했다. 김 감독은 한화전을 앞두고 "(최 정이) 타박과 붓기가 심하다. 오늘은 출전시키지 않을 생각"이라고 상태를 전했다. 이어 "31일까지 휴식을 취하면 1일(인천 삼성전)에는 출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최 정에겐 '조퇴'를 허락했다. 주말 3연전 마지막날 선수단 동행 대신 호텔에 휴식을 취하다 안방인 인천으로 먼저 돌아가라는 지시를 내렸다.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면서 상태가 빨리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하지만 최 정은 야구장에 나타났고, 곧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연승으로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선수단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투수 박종훈, 아티 르위키가 부상으로 잇달아 이탈한 가운데 자칫 자신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이런 좋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담겨 있었다. 최 정은 이날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던 문승원을 찾아 "출전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직접 마사지를 해주기도 했다.
최 정의 응원 때문일까. SSG는 한화를 5대1로 제압하며 주말 3연전을 쓸어 담았다. 1-1 동점에서 정의윤이 결승 적시타를 뽑아냈고, 3-1로 앞선 9회초엔 대수비로 출전했던 오태곤이 쐐기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문승원은 매 이닝 출루를 허용하면서도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뽐내며 6회까지 한화 타선을 1점으로 틀어 막아 팀 승리에 귀중한 역할을 했다. 문승원은 경기 후 "오늘 (최) 정이형과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고마웠다. 등판 전부터 '출전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정이형이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 정은 2005년 프로 데뷔 후 줄곧 한 팀에서 뛴 프렌차이즈 스타다. 팀의 간판 타자로 '왕조 시대'를 연 축이었다. 어느덧 '고참'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위치지만, 여전히 팀을 먼저 생각하는 최 정의 마음가짐엔 한치의 흔들림도 없어 보인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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