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겼는데 진 것 같고, 졌는데 자신감이 생기는 건 뭐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참가한 울산 현대와 대구FC의 희비가 엇갈렸다. 양팀은 27일(한국시각) 나란히 2021 ACL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디펜딩챔피언 울산은 태국 파툼타니에서 열린 베트남 대표 비엣텔과의 FC조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대구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진행된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전에서 2대3으로 역전패했다.
눈에 보이는 결과로는 당연히 울산이 좋다. 하지만 경기 후 울산쪽은 가까스로 얻은 승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대구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경기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먼저 울산은 이번 ACL 가장 좋은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부담스러운 일본, 중국팀들을 대신해 동남아 팀인 비엣텔, 파툼(태국), 카야FC(필리핀)와 만난다. 하지만 홍 감독은 대회 전 걱정이 많았다. 상대 전력보다 무덥고 습한 태국의 날씨와 동남아 팀들이 얻을 수 있는 현지 환경 어드밴티지, 여기에 상대의 수비 일변도 전술 등으로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을 했다.
엄살로 들릴 수 있었지만, 비엣텔전을 보면 홍 감독이 엄살을 부린 게 아니었다. 비엣텔의 강한 축구에 고전하다 후반 종료 직전 추가 시간에 터진 루카스 힌터제어의 천금의 결승골로 이겼다. 하마터면 무승부로 조별리그를 시작할 뻔 했다. 다음 경기 조 선두를 다툴 파툼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부담이 매우 커질 뻔 했다.
홍 감독은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힘든 경기였다. 이른 득점으로 경기를 리드하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대로 대구는 패했지만, 일본 J리그 최강팀인 가와사키를 상대로 이길 뻔한 경기를 했다는 데 만족감을 표했다. 가와사키는 올시즌 J리그 개막 후 21경기 무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팀. 하지만 대구는 전반 8분 황순민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전반 28분 에드가의 페널티킥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이 때 득점이 됐다면,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대구쪽으로 넘어올 뻔 했는데 에드가의 슛을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이 선방해 가와사키의 기가 살았다.
대구는 1-1이던 후반 세징야가 헤딩골을 터뜨려 다시 앞서나갔지만, 후반 수비진이 집중력을 잃으며 연속골을 내줘 패했다.
대구는 일본 최강팀을 상대로 세징야를 중심으로 한 팀 공격력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베이징 궈안(중국) 유나이티드시티(필리핀)전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수비였는데 사실 이번 대회 대구 수비진은 정상 전력이 아니다. 팀의 주축인 정태욱과 김재우가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있다. 때문에 홍정운, 김우석에 군에서 제대한 박병현이 합류했다. 희망적인 건 박병현의 경우 군 입대 전 대구 스리백의 주축이었기에 손발을 조금만 더 맞추면 기존 선수들과 더 나은 조직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하루 빨리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대구 이병근 감독은 "경기 내용에서는 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가능성을 봤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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