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결국 13년 만의 금빛도전은 좌절됐다.
김경문호가 준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구장에서 가진 미국과의 도쿄올림픽 2차 준결승전에서 2대7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미국에 패자부활전에서 덜미를 잡힌 도미니카공화국과 7일 낮 12시 동메달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이번 대표팀에 거는 한국 야구의 기대는 컸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각 구단이 수익 직격탄을 맞으며 생존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대표팀 출항 직전 터진 '원정 숙소 음주파티 파문'이라는 초대형 태풍을 만났다. 심지어 술자리를 가진 선수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를 쉬쉬하던 일부 구단이 앞장서 리그 중단을 건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팬들의 질타를 한몸에 받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주역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서 침체된 한국 야구 분위기를 반전시켜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메달 획득이 면죄부가 될 순 없지만,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얼어붙은 야구계 분위기를 녹여주길 바랐다.
역대 최약체로 꼽혔던 투수진은 이번 대회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신인 투수 이의리(19·KIA 타이거즈)가 국제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좌완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 김민우(26·한화 이글스) 조상우(27·키움 히어로즈) 등 장차 대표팀 주축 역할을 할 선수들도 뛰어난 활약으로 제몫을 해줬다.
타자들의 부진은 아쉽다. KBO리그 간판 타자 양의지(34·NC 다이노스)는 이번 대회 타율이 1할 초반에 머물고 있다. 오재일(35·삼성 라이온즈) 황재균(34·KT 위즈) 등 타선의 한축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했던 베테랑들 역시 좀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코로나19로 제한된 여건과 부상자 발생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표팀을 꾸려 도쿄로 향했다. 하지만 자신이 일군 베이징의 후광에 큰 스트레스를 짊어져야 했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정예로 나선 일본, 빅리그 출신 노련한 사령탑이 이끈 미국의 결집력을 이겨내기엔 힘이 부족했다.
결승행 좌절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다. 뜻하지 않은 부상과 부진, 운을 탓해도 결과를 내지 못한 이상 핑계에 불과할 뿐이다. 이제 남은 기회는 도미니카공화국전 단 한 번 뿐.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곧 재개될 KBO리그, 나아가 한국 야구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요코하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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