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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코로나, 영화를 죽일 수 없다"…'韓최초 심사위원장' 봉준호, 베니스영화제서 전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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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코로나는 영화를 죽일 수 없다." 거장 봉준호는 다시 한번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열린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게 개막식 기자회견에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봉 감독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영화관이 폐쇄되고 영화제작들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설명하면서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는 마치 영화에 대한 시험 같았고, 오히려 영화의 생명력을 보여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영화인으로서 영화와 영화의 역사는 그렇게 쉽게 중단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지나가고 영화는 계속될 것이다"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영화제인 만큼 봉 감독은 이탈리아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영화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라며 로셀리니, 펠리니, 안토니오니, 베르톨루치, 로시 등 이탈리아의 유명한 감독들을 언급하는가 하면 "젊은 영화인들과 새로운 이탈리아 영화를 경험할 수 있게 돼 즐겁다"고 말했다.또한 봉 감독은 심사위원장으로서 다른 심사위원들과 활발한 토론을 통한 심사 진행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영화 심사 기준에 대한 물음에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아름다운 영화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는 모두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한국인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됐다. 베니스국제영화제를 총괄하는 알베르토 바르베라 예술 감독은 봉 감독에 대해 "지금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진실하고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인 위대한 한국인 감독"이라고 말한 바 있다. 봉 감독은 올해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사베리오 콘스탄조 감독, 프랑스 배우 버지니아 에피라, 캐나다 배우 겸 제작자 사라 가돈, 루마니아 다큐멘터리 제작자 알렉산더, 영국의 배우 겸 싱어송라이터 신시아 에리보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과 함께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들에 대해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봉 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되면서 한국 영화의 수상 및 선전이 기대됐지만 아쉽게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한국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 다만 전종서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모나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이 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1932년 창설돼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영화제이기도 하다. 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임권택 감독)로 여우주연상을 받은데 이어 2002년 이창동 감독과 문소리가 '오아이스'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2년에는 고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최고상인 황금 사자상을 받기도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