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지금은 마이애미 말린스에 몸담고 있지만, '양키스 캡틴'이란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남자는 없다. 데릭 지터가 명예의전당(HoF, Hall of Fame) 정식 헌액을 앞두고 있다.
지터는 은퇴 이후 첫 도전이었던 지난해 1월 HoF 결과 발표에서 99.7%(396표)의 지지를 얻어 입성이 확정됐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들 중 지터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은 단 1명 뿐이었다. 이는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100%) 이후 역대 2위 지지율이다.
하지만 지터가 쿠퍼스타운에 가기까진 좀더 시간이 필요했다.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여파로 예식이 늦어졌기 때문.
마침내 오랜 기다림이 끝났다. 지터는 오는 9일(한국시각), 예식이 늦어진지 13개월, 헌액이 확정된지 19개월만에 HoF에 이름을 올린다. 양키스 팬들로선 오랜만에 양키스 모자를 쓴 지터를 보게 된다.
지터는 3일(한국시각)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떨림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중인 근황을 전했다. 그는 "세상엔 너무 많은 일이 있다. 처음엔 기대감이 컸는데, 한번 (예식이)취소되고 나니 다른 쪽으로 관심이 쏠리더라. 지금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웃었다.
2020년 리베라의 HoF 헌액식에 참석했던 지터에겐 2년만의 재방문이다. 이번엔 자신이 주인공이다.
지터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난 선입견 없이 그날의 모든 것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싶다. 박물관에서 HoF 멤버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할 시간이 기대된다. 즐기고 오겠다"며 웃었다.
지터는 은퇴경기에서도 팬들의 성원에 답할 멋진 연설을 준비중이다. 3000안타를 홈런, 생애 마지막 홈경기를 끝내기 안타로 장식할 만큼 타고난 스타. 입담이 좋고 스타성이 뛰어난 지터지만, 자리가 자리인 만큼 어깨가 한층 무겁다. 지터는 "10~15분 정도의 연설을 준비중이다. 짧은 시간에 긴 세월을 담아내는 일이 쉽지 않더라. 더 노력하겠다"며 미소지었다.
'악의 제국'이라 불릴 만큼 세계 최고 부자구단이었던 양키스와 달리, 말린스는 때때로 대대적인 파이어세일을 펼칠 만큼 가난한 구단이다. 사장(CEO)인 지터로선 여러모로 생경한 경험이다.
지터는 "2020년에는 17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하지만 2021년은 모두에게 실망을 안겼다. 아쉬운 1년"이라며 "말린스는 우리가 인수했을 때보다 더 강력해졌다. 우린 더 나아질 수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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