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중 22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중후반에 도달한 '하나원큐 K리그1 2021'시즌은 한해 농사의 성패를 결정하기 위한 중요한 고비를 맞았다.
앞서 지난 주중 K리그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울산 현대, 전북 현대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까지 무려 3팀이 올라 우수한 국제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팀별 최대 2경기씩을 치른다. 파이널 A·B 결정까지 얼마 남지 않아 연승과 연패가 이어지면 팀별로 희비가 갈릴 수 있다.
먼저 작년 ACL 챔피언이자 올해 K리그 1부 선두 울산은 대구 원정(18일)과 포항 원정(21일)을 연달아 치른다. 울산은 주중 가와사키(일본)와의 ACL 16강전서 연장 혈투에 이은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한-일리그 선두 팀들 간의 명승부에서 울산의 짜임새와 집중력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한층 단단하고 큰 경기에 강한 팀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지난 2년 동안 울산은 K리그 막판 고비에서 무너지며 전북에 우승 트로피를 빼앗겨 눈물을 흘려야 했다. 전문가들은 "울산은 분명 작년과는 다르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 막판에도 고비가 있을 것 같다. 이번 대구 포항 원정이 위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징야-에드가를 앞세운 대구FC와 김기동 감독의 포항은, 울산에는 눈엣가시 같은 까다로운 팀들이다. 발목이 잡히면 2위 전북과의 승점 4점차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
'추격자' 전북은 18일 수원 삼성과 홈 '전주성'에서 대결하고, 21일에는 광주FC와의 원정 경기를 갖는다. 전북 구단의 고민거리는 가라앉은 팀 경기력이다. 한 수 아래 빠툼(태국)과의 ACL 16강전서 모래알 같은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주었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송범근의 선방으로 승리했지만 전혀 박수받기 어려운 졸전이었다. 전문가들은 "전북의 지금 경기력은 리그 4연패 챔피언에 어울리지 않는다. 팀 분위기 전환이 시급하다. 지금의 경기 내용으론 그 어떤 팀도 쉽게 제압하기 어렵다. 선수단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과 전북의 올해 남은 리그 맞대결은 스플릿 후 한 번 뿐이다. 따라서 두 팀의 우승 레이스의 결정적 변수는 어떤 상대에게 고춧가루를 맞아 발목이 잡히느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추석 연휴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FC서울의 행보다. 맨 아래 12위까지 추락한 서울은 19일 돌풍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원FC전, 2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홈에서 연달아 치른다.
서울 구단은 최근 끝없는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감독과 단장 동시 해임이라는 '극약처방'을 했다. 새롭게 서울 소방수로 나선 안익수 감독은 첫 경기 성남FC전서 아쉽게 1대1로 비겼다. 서울의 추락에 급제동을 걸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바로 승리 뿐이다. 이기지 못하면 이 부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뻔히 안다. 그렇지만 3위 수원FC와 7위 인천이 서울의 손쉬운 1승 제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은 부상 선수가 많아 베스트 전력이 아니며 외국인 선수들의 팀공헌도가 떨어진다. 반면 수원FC은 득점 선두 라스(15골), 인천에는 검증된 공격수 무고사(9골)가 버티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