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고원희(27)가 10개월을 함께한 '오케이 광자매'를 떠나보냈다.
고원희가 출연한 KBS 2TV 주말드라마 '오케이 광자매'(문영남 극본, 이진서 연출)은 부모의 이혼소송 중 벌어진 엄마의 피살 사건에 가족 모두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시작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멜로 코믹 홈드라마로 18일 종영했다. 고원희는 이철수(윤주상)의 셋째 딸 이광태를 연기하며 안방에 재미를 안겼다. 존재감 없이 자란 탓에 한 번도 취직한 적 없이, 알바인생을 살며 비혼에 욜로, 소확행으로 살아가는 인물. 어려서부터 운동을 잘해 도합 11단에 몸매도 좋고 튀는 성격으로 '광자매' 중 막내딸로 활약했다.
고원희는 서면을 통해 스포츠조선에 "길게만 느껴졌던 10개월의 긴 여행이 끝났다. 오랜 시간 한 작품을 하게 되면 내 살을 떼어내는 거 같은 큰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더 이상 외워야 할 대본과 촬영이 없다니 아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결말에 대해서도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결말이라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희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났다. 시청자 분들께서도 바라던 결말이 아닐까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고원희가 연기한 이광태는 때로는 언니들에게 막말을 쏟아내며 '밉상 캐릭터'로 불리기도 하지만, 고원희에게는 둘도 없는 색깔의 캐릭터였다. 그는 "광태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캐릭터로 느껴졌다. 작가님께서 그려주신 광태라는 색이 뚜렷했기 때문에 대본 안에 광태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이렇게 말하고, 왜 이렇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또 때로는 광태가 안쓰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고 했다. 고원희는 "스스로를 낮게 평가해 그 틀에 가두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물론, 알바 인생으로 전전긍긍하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생각을 조금 틀어 자신의 장점을 살려 더 건설적인 일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광태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훈훈한 주변의 평가도 있었다. 고원희는 기억에 남는 반응을 떠올리며 "친구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의 노부부께서 계속해서 저희 쪽을 쳐다보시다가 계산하러 가기 전에 저에게 와서 '정말 유단자예요?'하고 질문하셨다. 드라마 안에서 적지 않은 액션을 하게 됐는데, 잘 소화하게 된 거 같아 기뻤다"는 귀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던 '오케이 광자매'는 극 후반부 세 딸인 이광식(전혜빈), 이광남(홍은희), 이광태가 모두 이철수의 친딸이 아닌, 이철수 아내의 불륜으로 태어난 딸이라는 것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고원희는 "전개를 미리 알지는 못했지만, 시청자 분들도 예상을 하시듯, 저도 어느 정도 짐작은 했다. 계속해서 나치범이 광태의 주위를 맴도는 그 시점부터"라며 "설마했는데, 설마가 사실이 되니 어안이 벙벙했고, 사실 그 심정이 잘 가늠이 안 가 주변 분들과 작가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작가님이 다른 사람도 아닌 사기꾼의 자식이라는 게 치가 떨릴 정도로 싫어야 한다고 하시더라"며 극중 반전을 언급했다.
'반전'은 존재했지만, 극중 훈훈한 가족애가 시선을 모았다. 고원희는 "긴 호흡의 가족극이다 보니, 선배님들과의 유대감이 더 끈끈했다. 호흡은 두말할 것 없이 너무 좋았고, 10개월이란 긴 시간동안 가족들보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어서 이제는 정말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된 것 같다"며 새로운 가족이 된 설정환, 주석태와의 호흡에서도 "촬영하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전했다.
'오케이 광자매' 속 이광태는 허기진(설정환)을 만나며 변화해간 인물. 때문에 결혼관과 가족관에 대한 남다른 생각도 들었다고. 고원희는 "작품을 통해 제 사랑관, 결혼관에 대한 확신이 더 들었다. 가슴 뜨겁고 운명적인 사랑보다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게 더 값진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를 채워주며 같이 성장해 나가는 게 진정한 사랑이구나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고원희는 '광자매' 이후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지금처럼 꾸준히 쉬지 않고 천천히 나아갈 생각이다. 보다 다양한 모습을 시청자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오케이 광자매'는 저에게 여러가지로 고마운 작품, 캐릭터로 남을 거 같다"고 밝혀 앞으로 활동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