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6시즌 풀타임 메이저리거'의 힘일까.
KBO리그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는 추신수(39·SSG 랜더스)가 의미 있는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25일 현재 추신수는 18홈런-19도루로 20-20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5경기를 남겨둔 SSG의 일정과 최근 추신수의 타격 페이스 등을 고려하면 기록 달성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25일까지 112경기서 타율 2할5훈3리(376타수 95안타), 18홈런 55타점 19도루, 출루율 0.389, 장타율 0.436이다. 추신수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 하지만 적잖은 나이와 시즌 내내 달고 있던 잔부상, OPS(출루율+장타율·0.825)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2.28), wRC+(조정 득점 창출력·124.7·이상 스탯티즈 기준)를 보면 제 몫을 했다고 볼 만하다.
추신수에게 20-20은 낯설지 않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던 2009~2010년 2년 연속 20-20을 달성한 바 있다. 신시내티 레즈에서 뛴 2013시즌에도 21홈런-20도루로 개인 통산 세 번째 20-20 시즌을 보낸 바 있다.
KBO리그에서 한 시즌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선수는 총 53명. 올 시즌엔 구자욱(삼성)이 데뷔 후 첫 20-20 클럽 가입에 성공한 바 있다. 초창기에 비해 늘어난 경기 수를 고려하면 20-20의 가치는 예전에 비해 많이 희석되긴 했으나, 긴 시즌 동안 여러 변수를 이겨내고 꾸준히 장타력, 주루능력을 펼쳐야 이뤄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록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기록 달성시 추신수는 '20-20 클럽 최고령 가입자'가 된다. 기존 최고령 20-20 기록은 2007년 당시 삼성 소속이었던 양준혁(만 38세 4개월 10일)이 세웠다. 여느 선수라면 '은퇴'라는 단어를 떠올릴 시기에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기록한 것만으로도 의미를 둘 만하다는 점에서 두 선수의 기록은 노력의 상징이자 결실이라고 볼 만하다. 양준혁은 이 기록을 포함해 현역 통산 네 번 20-20을 달성해 박재홍과 함께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추신수는 20-20 도전을 두고 "매 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팀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려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 기록은 의식하지 않는다. 달성하면 하는 거고, 못하면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팀과 함께 KBO리그에서 보내는 첫 시즌 해피엔딩을 바라보는 추신수에게 20-20은 거쳐가야 할 길일 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