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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돌아온 '아들' 향해 쏟아진 박수. 사령탑은 "팬들 환호 절실"[부산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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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

지난해 KT 위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신본기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고향에 돌아온 '부산의 아들'을 반기는 팬들의 환호였다.

신본기는 경남중 경남고 동아대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다. 2012년 전체 2라운드로 롯데에 지명됐을 당시 "오랜 롯데 팬인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셨다"고 말할 정도. 입단 후에도 '미스터 기본기'라는 별명과 함께 롯데의 내야 유망주로 사랑받았다.

2018년에는 주전 유격수를 꿰차며 타격 잠재력까지 터뜨리는듯 했다. 타율 2할9푼4리 11홈런 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도 0.799에 달했다. 롯데의 성골, 프랜차이즈 스타로 가장 잘 나가던 시기다. 성실한 팬서비스와 지역사회에 대한 거듭된 선행으로도 주목받았다.

이듬해부터 성적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롯데가 외국인 유격수 마차도를 영입한 뒤론 1군에서의 입지도 좁아졌다. 어느덧 나이는 서른을 넘겼고, 지난해 81경기에 나섰지만 주로 대수비로 뛰었다.

그래도 그간의 역량을 인정받아 KT로 이적했다. 지난해 12월, 신본기 박시영과 최건, 2022년 2차 3라운드 지명권(강릉고 김세민)의 맞트레이드가 성사된 것. 마지막 인사를 남기는 유튜브 영상에는 롯데 팬들의 애정가득한 인사가 절절하게 넘쳐흘렀다.

신본기는 올해 KT 내야의 멀티맨으로 발돋움했고, 5월 14일에는 첫 사직 방문을 통해 롯데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이후 신본기와 야구팬들의 거리감은 엄청나게 커졌다. 코로나로 인해 관중들의 입장이 쉽지 않았기 때문. 신본기는 지난 8월에도 사직을 방문했지만, 당시 롯데 경기는 무관중 진행중이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길어지면서, KT 포함 수도권 5개 구단은 사실상 올시즌 내내 무관중 경기를 진행중이다.

그러던 신본기가 다시 팬들의 진심을 마주한 날이 바로 30일이었다. 갑작스레 터진 뜨거운 환호가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을 정도. 신본기는 타석에 들어서기에 앞서 잠시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롯데 팬들의 박수는 올시즌 KT로 트레이드돼 역시 주축 선수로 활약중인 오윤석에게도 쏟아졌다.

1일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갑자기 박수가 나와서 사실 깜짝 놀랐다. 아! 부산은 관중이 있구나! 싶더라. 우린 관중 없이 경기한지 너무 오래됐다. 수도권만 가면 없으니까"라며 탄식했다.

이어 "정말 잘됐다. 팬들의 고마움을 올해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역시 야구장엔 팬이 있어야한다. 그래야 선수들도 그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기 마련"이라며 "앞으로 위드코로나를 한다고 하니 포스트시즌에는 (관중 입장을)좀 기대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