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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환승연애' 이진주 PD "행운 같은 결말..시즌2? 이제부터 생각해야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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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모여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나가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로 새 시도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폭발적인 인기를 증명했다. 지난 6월 1화 풀버젼이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된 지 약 한 달만인 7월 29일에 풀버젼 포함 유튜브와 네이버TV 공식 클립 영상의 누적 뷰 수가 1,052만 뷰를 돌파했고, 10월 5일 동 플랫폼 기준 클립 영상 뷰 수는 4,303만 뷰를 넘어서며 식지 않는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진주 PD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티빙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너무 운이 좋았다. 너무 좋은 출연자들을 만나고, 너무 좋은 패널들을 만나서 진짜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프로그램의 성과도 좋았지만, 제작진끼리도 재미있는 꿈을 꾼 거 같다는 얘기를 했었다. '좋은 꿈을 꿨다'고 했었는데, 끝나고 나니 마치 졸업식 때 느끼는 기분을 느끼면서 편집실을 정리하는데도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줬다는 출연자들의 반응도 받았다.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이벤트를 거친 이들은 담당 작가를 통해 "젊은 날에 이런 좋은 기억들을 담아두고 기억할 수 있게 해주고, 예쁘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환승연애'는 제작진과 출연진, 시청자 모두에게 추억이 된 셈.

때문에 주변의 반응도 뜨거웠다. 시청자들 역시 제작진에게 "천재 아니냐"는 반응을 하며 빠져들었지만,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를 포함해 다수 선배들이 칭찬의 말을 했다고. 이 PD는 "존경하는 선배들이 재미있다고 해주신 게 좋았고, 저에게도 여러 지표들이 오는데, 그런 지표들이 너무 좋았다. 시청 지속 시청 시간이라는 게 있는데, 이걸 얼마나 봐주시는지에 대한 것도 길게 나와서, '집중력이 있는 콘텐츠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집중력이 높은 콘텐츠'라는 이진주 PD의 말처럼, '환승연애'는 2시간을 넘어 3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놓았던 프로그램. 이 PD는 "분량이 폭발을 하더라도, '이 두 구간은 꽁꽁 묶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두 회차다. 하나는 지목데이트 선택 후 (곽)민재 씨의 '촤!'하는 장면까지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다른 하나는 엑스(X) 데이트 이후 진실게임으로 이어지는 그 회차도 꼭 진실게임까지 가야 한다고 구성을 했던 거 같다. 사실 걱정도 했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다"고 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재회커플(이주휘-고민영)과 환승커플(곽민재-김보현)이 고루고루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 '완벽한 결말'이라는 반응도 얻어냈다. 결말을 지켜보던 때를 회상한 이 PD는 "저희는 이미 동선을 짰고, 인터뷰에서 이미 선택을 하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차에서 내릴지, 안 내릴지는 출연자들의 순간의 선택이었다. 계속 자신의 선택을 번복할 수 있던 기회가 있던 거다. 그런데 인터뷰 때 했던 선택을 바꾼 분은 없었다. '바꿔도 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도 바꾼 분이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한 명장면에 대해 이진주 PD는 "정말 행운이었다. 너무 좋은 출연자들을 만났다. 그분들도 하는 행동이나 선택이 근거가 있어서 하는 선택이고, 뜬금없는 선택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공감할 선택이라서 더 좋았던 거 같다"고 했다. 선택 후에도 쿨한 반응으로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 '환승연애' 만의 매력. 모든 선택이 끝난 후에도 출연자들이 모여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는 이 PD는 "끝난 뒤 인터뷰를 한 분씩 새로 따고, 저희가 그룹을 지어서 서울로 올려보내드렸다. 그날 선택한 뒤 그날 밤이 있었는데, 저희가 다 보여드린 건 아니지만, 다같이 잘 푸는 시간을 가졌다. 보현 씨와 (선)호민 씨도 같이 얘기도 많이 나누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환승연애'는 여타 연애 리얼리티와는 다른 확실한 '찐감정(진짜 감정)'의 재미를 더했다. 이 PD는 연애 리얼리티 첫 도전에 대해 "재미있는 거 같다. 대본을 쓸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훌륭한 출연자들을 데려오니 대본을 쓴 것처럼 이야기들이 만들어져서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계속 뭔가를 보여주고 풍경을 보여주고 음식을 하는 걸 보여줘서 좋은 영상을 만드는 게 저의 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감정적인 것을 딱 해서 보여주는 것도 있다는 걸 느꼈고, 이런 것들이 연애 리얼리티의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성장을 보여주고 싶다"던 이진주 PD의 중간 인터뷰처럼, '환승연애'는 출연진 각자의 성장을 보여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PD는 "가장 성장이 잘 보여진 사람은 코코"라며 "코코는 처음 엑스 자기소개서를 얘기할 때부터 그런 생각을 스스로 했고, '내가 전에 비해 성장했구나'를 했다. 마지막 선택 때에도 11년 전에 차를 타고 가던 자신의 모습과, 오늘 자신의 모습이 다르다는 걸 생각하면서 그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성장이 제일 많이 보여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사실 출연자들이 그런 걸 약간씩은 발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주휘 씨도 차를 타고 가면서 민영 씨에게 말하는 부분들이 '내가 너를 잘 안다고 자신했던 게 거만했던 거 같고'라고 하는 것이 지난 3주의 모습에 대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민영에게 내가 미안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데, 자신의 모습을 잘 안 것이 성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역시 민영과의 관계를 잘 해야겠다는 것이 성장이라고 생각했다. 정권 역시도 적극적으로 성장을 이뤄낸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시청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으로 제작진에게 "성장했음"을 알렸다. 이 PD는 "제일 좋았던 것은 보면서 자기를 돌아보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는 반응이 뜻깊었다. 나는 연애할 때 어땠을까 돌아보게 된다는 게 생각지 못했던 프로그램의 순기능 아니었나 싶다. 그런 걸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해주니 좋더라"며 "저의 연애도 생각해보게 됐다. 저도 사실 표현을 못하는 스타일인데, 표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나온 사람들이 자신을 카메라 앞에 오픈할 수 있는 적극적인 사람들 아니냐. 사랑을 쟁취하는 모습을 보면서 '표현해야겠다. 표현을 안하면 모르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사랑을 많이 받았던 만큼, 시즌2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이 PD는 "(시즌 2는) 정확하지는 않다. 저희도 좀 쉬고, 휴가 기간을 갖고 다시 모여서 뭘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 같다"며 "제작진과 작가님은 함께 갈텐데, 어떤 걸 할 수 있을지를 얘기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2에서는 분량 조절과 엑스의 공개, 메기 커플의 등장 시점 등 시행착오를 해결하겠다는 의지 역시 불태워 기대감을 높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