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KBO 단일시즌 최다 내야뜬공의 불명예 기록을 갈아치울까.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터커는 올 시즌 지난 13일 광주 삼성전까지 76개의 내야뜬공을 기록했다. 뜬공 비율은 47.5%에 달했다. 터커는 14일 광주 삼성전에서도 내야 뜬공을 한 개 더 추가했다. 77개.
스탯티즈가 기록을 제공하는 2014년 이후 단일시즌 내야 뜬공 1위는 두 명이다. 2016년 LG 트윈스의 외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와 2018년 황재균(KT 위즈)가 세운 79개다. 터커가 2개차로 접근했다.
터커는 지난 2년간 '효자 외인'이었다. 2019시즌 초반 제레미 해즐베이커의 대체자로 KBO리그에 첫 발을 내민 뒤 95경기에서 타율 3할1푼1리 111안타 9홈런 50타점, 장타율 4할7푼9리를 마크했다. 2020년에는 업그레이드 된 기량을 뽐냈다. 타율은 3할6리로 소폭 감소했지만 142경기에 출전해 안타 9위(166개), 홈런 공동 6위(32개), 타점 공동 5위(113개), 득점 7위(100득점) 등 공격 부문 톱 10 안에 랭크됐다. 2019년부터 인정받은 2루타(7개) 생산능력은 더 좋아져 박건우(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4위(40개)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지만 KBO리그 3년차가 되자 터커의 타격감은 뚝 떨어졌다. 지난해 타이거즈 사상 첫 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생산해낸 타자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올 시즌 규정타석을 소화한 54명 중 타율 47위(0.237)에 그치고 있다. 홈런도 9개밖에 때려내지 못했고, 득점권 타율이 2할6푼2리에 불과하다. 지난 13일 기준 지표다.
터커의 '타격 슬럼프' 원인으로 지적되는 건 포지션 변경에 따른 수비 부담감이었다. 터커는 지난 2년간 주전 우익수로 뛰었지만, 올해 1루수로 전환됐다. 터커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면서 장타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수비 범위가 넓은 준족들을 외야에 배치해 '다이내믹 외야진'을 꾸려보겠다는 것이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복안이었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 플로리다대 시절 1루수를 봤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던 터커는 수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타격 슬럼프'까지 찾아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좌익수로 전환된 시즌 중반부터 타격감이 살아나는 듯했지만 중요한 순간 해결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터커의 KBO리그 경력은 2021년으로 멈출 듯 보인다. 다만 새 외인 타자가 와도 적응이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그래도 시즌이 끝난 뒤 교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