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두산 베어스의 무명 투수는 2주 전부터 이 하루를 위해 준비했다. 주인공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현도훈(28)이다.
현도훈은 신일중 졸업 이후 일본으로 야구 유학을 떠났다. 일본 교토고쿠사고를 거쳐 큐슈교리츠대에 입학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중퇴했다. 이후 일본 사회인야구단에서 공을 던졌다. 2016년 귀국, 독립구단인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해 프로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18년 육성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으며 꿈을 이뤘다.
현도훈은 2018년 5월 8일을 잊지 못한다. 1군 무대 데뷔전을 선발등판으로 치렀다. 광주 KIA전이었다.
호된 경험이었다. 4⅓이닝 9안타 2볼넷 1사구 7실점으로 부진했다. 이후 1군에서 불펜으로 두 경기를 더 경험한 뒤 그해 11월 방출, 추운 겨울을 맞았다.
군입대를 택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올해 5월 병역을 마쳤다. 운이 따랐다. 다시 프로팀 입단 기회가 주어졌다. 자신을 방출시킨 두산. 다시 육성선수 신분이었다.
지난 5월 12일 마침내 정식선수로 전환됐다. 2군에서 몸을 만든 현도훈은 지난 8월 중순부터 1군에서 활용됐다.
불펜투수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8월 12일 삼성전에선 2이닝 4실점, 8월 15일 키움전에선 1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8월 21일 한화전에선 1볼넷 이후 곧바로 강판되기도.
하지만 그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17일 잠실 KIA전이었다. 현도훈은 이날 개인최다인 5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경기가 끝난 뒤 현도훈은 "중요한 시기에 감독님께서 불러주셔서 보답하고자 열심히 했는데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마음이 편했다"고 밝혔다.
이어 "2주 전부터 대체선발에 대해 얘기해주셔서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배려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또 "더블헤더 두 번째 경기여서 투수들이 힘들어할 것 같아 최대한 많이 던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2주의 준비기간 동안 어떤 노력을 했을까.
그는 "욕심을 많이 버렸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투수 코치님들께서 많이 신경을 써주셔서 괜찮아졌다. 공 던질 때 힘을 쓰려고 상체 힘을 썼었는데 2군 투수 코치님께서 발을 크로스로 놓는 훈련을 알려주셔서 상체가 쓰러지는 것을 막아냈다"고 설명했다.
5회까진 무실점 쾌투였다. 그러나 6회 흔들렸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이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다행히 이승현이 2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는 "6회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잘 던지고 있으니 삼진을 잡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일본 유학에 대해선 "중학교 때까지 야구를 잘하지 못했다. 어머니께서 일본어도 배우고 야구도 배웠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일본으로 건너갔다"며 "사실 타지에서 많이 힘들었는데 솔직히 얘기하면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다만 창피했다. 그래서 독기를 품었다"고 전했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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