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정후는 이정후였다.
부상과 부진 우려에 실력으로 답했다. 이정후는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사구의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타격은 물론 클러치와 주루 플레이까지 빛났다. 이날의 주인공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이정후는 1회 1사 1루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김혜성이 2루를 훔치자 곧바로 적시타를 때려내 선취점을 뽑았다.
3회에는 손, 발로 각각 1점씩을 추가했다. 무사 1,2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2루 주자 이용규를 불러 들였고, 이어진 박병호의 3루 땅볼 때 김혜성이 홈을 밟았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김웅빈의 2루쪽 깊은 내야안타 때 조재영 3루 코치의 만류에도 홈으로 돌진,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태그를 피해 4점째를 올렸다. '바람의 아들'로 불렸던 이종범의 아들다운 질주 본능이었다.
5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로 출루했고, 1사후 2루를 훔쳤다. 이어 송성문의 빗맞은 좌익수 앞 안타 때 홈을 밟아 팀의 5점째를 만들어냈다. 경기가 없었던 강백호와 전준우를 밀어내고 독보적 타격 선두로 올라선 것은 덤.
전날까지 5타수 무안타에 근막 부상이 겹쳐 팬들의 우려를 샀던 선수답지 않은 폭풍 같은 활약이다. 천재적 재능에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불타는 승부욕까지 겸비한 '타고난 슈퍼스타'다운 모습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몇경기 부진에도 "따로 이야기할 선수가 아니다"라고 표현할 만큼 한없는 신뢰로 답하는 이유다.
이런 이정후의 맹활약에도 키움은 아쉽게 3연전 싹쓸이에 실패했다. 키움은 9회초까지 5-4로 앞섰지만, 9회말 마무리 김태훈이 홍창기에 안타를 내준데 이어 견제 실책을 범했고, 서건창의 희생플라이 때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를 놓쳤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