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7일 잠실구장. 3-10으로 뒤진 LG의 9회말 마지막 공격. 2아웃에서 7번 김민성 타석 때 LG는 대타를 냈다.
이미 승부가 기운 마당에 대타. 젊은 유망주가 경험을 위해 나오는가 했지만 등번호 4번 백업 포수 이성우가 배트를 들고 나왔다. 이성우는 타석으로 향하면서 박종철 주심과 스치며 인사를 했고, 타석에 서서는 헬멧을 벗고 1루측 LG 관중석을 향해 머리 숙여 인사했다. 팬들 역시 팀이 패하기 일보 직전임에도 이성우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대타로 낸 감독도, 타석에 선 타자도, 박수를 친 팬들도 지금 이 순간이 이성우의 선수로서 마지막 타석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성우는 두산 마무리 김강률과 다퉜으나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아웃됐다. 그렇게 경기는 끝. 이성우는 경기 후 단체 인사가 끝난 뒤 또 한번 헬멧을 벗고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의 눈가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이성우는 스프링캠프 때 이미 올시즌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1981년생으로 2000년 LG에 육성선수로 프로에 첫 입문한 이성우는 SK 와이번스-KIA 타이거즈-SK 와이번스를 거쳐 지난해 프로를 시작했던 LG로 왔던 그다.
올해가 그의 나이 41세. 이대호 추신수 오승환보다 1살 더 많다. 타격이 약해 주전 포수가 되지 못했지만 뛰어난 수비로 백업 포수로서 오랜 기간 선수로 뛸 수 있었다.
올시즌에도 시작은 2군이었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1군에 올라온 이후 주전 유강남의 백업으로 투수들과 좋은 호흡을 맞췄다.
우승을 목표로 했으나 준PO에서 탈락하게 된 LG였지만 류지현 감독은 팀에 헌신해 준 이성우에게 최고의 예우를 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이도 나이지만 팀에 최고참으로서 굉장히 모범적인 후배들에게 선례를 남긴 선수다"라며 "(대타로 낸 것은)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영역중 하나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진짜 이성우의 마지막일까. 이성우가 은퇴를 공식화하지 않았고, 구단에서 그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는 없다. 류 감독 역시 "계약 문제는 내 영역이 아니다"라며 이성우의 선수 생명이 올시즌으로 끝날지, 내년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혹시나 모르는 이별을 대비해 감독은 선수에게 팬들과 인사할 기회를 줬다. 내년에 다시 이성우가 웃으며 포수마스크를 쓰고 나타날 수도 있지만 큰 추억을 선물한 것은 분명했다.
. . 마지막에 운동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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