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의 '수호신' 타이틀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까.
올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이 물음에 누구든 큰 고민 없이 정우람(36)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다. 2016년 한화 입단 뒤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2018년 구원왕(35세이브) 등을 기록했던 그의 기량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올해 후반기 들어 이런 정우람의 지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9회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에서 볼넷-안타가 늘어났고, 블론세이브도 쌓이기 시작했다. 주무기였던 구종들이 좀처럼 먹히지 않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시즌 막판 강재민 등 다른 선수들에게 세이브 기회를 맡겼다. '마무리 교체'는 아니었지만, 정우람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후반기였다.
올 시즌 정우람의 성적은 '커리어 로우'다. 50경기 44⅔이닝을 던져 15세이브(1승4패1홀드)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은 5.64에 달했다. 정우람이 마무리 투수로 본격 활약한 2005년 이래 시즌 평균자책점 5점대에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홈런(5개)과 볼넷(20개)은 최근 세 시즌 동안 가장 많았던 반면, 삼진(32개)은 가장 적었다. 자연스럽게 '에이징커브'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새 시즌 한화가 마무리 보직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락세가 이어지는 정우람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기기보다, 일찌감치 미래를 준비하는 게 낫다는 것. 올 시즌 불펜에서 가장 강력한 공을 던졌던 강재민을 비롯해 김범수, 윤호솔 등이 마무리 자리를 이어받을 선수로 거론됐다. 수베로 감독이 시즌 막판 마무리 상황에서 정우람 카드를 활용하지 않으면서 변화 가능성은 더 커지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시즌을 마치기 전 "(내년) 마무리 역할은 아직 물음표"라고 전제를 달았다. 그는 "여러 옵션을 시험해보기 위해 강재민도 나갔고, 김범수도 다치기 전까진 마무리 상황에서 내보내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우람을 배제하기 보다, 내년엔 정우람을 포함해 여러 선수를 전체적으로 평가하려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최근 은퇴한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은 정우람의 공을 두고 "시속 85마일(약 137㎞)의 공이 100마일(약 160㎞)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몸쪽 직구를 노리고 들어가면 바깥쪽 체인지업에 당했다. 배트를 들고 아무 것도 못하고 벤치로 돌아온 적도 많았다. 항상 나보다 한 수 위였던 투수"라고 극찬한 바 있다. 올 시즌 비록 부진하긴 했지만, 여전히 마운드 위에 선 정우람의 존재감은 타자들에게 부담감을 주기 충분하다. 다가올 겨울 이뤄질 새 시즌 준비에서 정우람이 마무리 자리에 붙은 물음표를 지울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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