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굴러온 돌' 이학주가 '채 박히지 않은 돌' 김민수와 배성근을 밀어낼까.
마차도가 떠난 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자리는 신예 김민수와 배성근의 경쟁 구도였다. 부담감만큼이나 희망찬 2022년이었다. 유망주 꼬리표를 단번에 뗄 수 있는 기회. 그런데 거대한 벽이 나타났다. 왕년의 천재 유격수 이학주가 롯데 유니폼을 입은 것.
문규현 신임 수석코치는 롯데 자이언츠 20년 원클럽맨이다. 선수 시절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고,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하고 코치가 된지 3년째, 39세의 나이에 수석 코치의 직함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롯데 1군 수비코치도 겸한다. 서튼 감독과 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주전 유격수 결정에 있어 큰 영향력을 지닌 존재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문 수석은 이학주에 대해 '편견 없이 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눈으로 보지 못한 것, 예를 들어 다른 팀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모른다. 실력으로만 보겠다. 우리 팀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낯가림이 심한 선수인데, 그 벽을 코치로서 빨리 깨주는게 내 역할"이라며 이학주의 무거운 어깨를 덜어주려 노력하겠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이제 경쟁의 시작일 뿐 이학주가 왔다고 곧바로 주전을 꿰차는 일은 없다는 것.
롯데는 이학주 영입을 위해 대체선발 후보였던 최하늘과 내년 시즌 신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적지 않은 대가를 지불한데다, 포지션의 중요성과 익숙함을 감안했을 때 시즌초 이학주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어질 것임은 명확하다.
다만 '배민듀오(배성근 김민수)'에게 꼭 불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이학주는 올해 32세인데다, 최근 2시즌 동안 워크에씩 논란에 휘말리며 1군에서 64, 66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정상 가동되던 2019년에도 화려한 수비만큼이나 아쉬운 집중력을 수차례 지적받은 바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이들에게 공정한 경쟁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공언한 상황. 김민수는 장타력과 안정감, 배성근은 스피드와 수비범위에 강점이 있다.
배성근과 김민수는 말 그대로 문 수석의 '애제자'들이다. 문 수석은 2020년 첫 코치 생활을 퓨처스에서 지냈고, 2020년 1군으로 승격됐다. 코치 입문부터 1군 승격, 그리고 수석코치까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함께 한 선수들이다. 애정이 깊을 수밖에 없다.
문 수석은 "이학주가 오면서 한층 더 주전 경쟁이 치열해졌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응원의 뜻을 밝혔다. 2022년 롯데의 흥망을 쥔 유격수 경쟁이 한층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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