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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정상찾은 쇼트트랙 편파판정, 中 전략종목 500m, 릴레이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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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황대헌의 말처럼 '깔끔'했다.

올림픽다웠다.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여자 1000m 예선, 여자 3000m 릴레이 준결선.

올림픽같았다. 단지, 황대헌이 완벽한 경기력으로 1500m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나오는 평가가 아니다.

7일 아수라장 같았던 남자 1000m 경기에 비하면 확실히 판정은 명확했다.

각국 선수들의 제스처도 달랐다. 불만에 가득찬, 항의를 연발했던 선수들은 수긍했다.

황대헌이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따자, 치열한 경쟁을 하던 외국 선수들은 축하를 보내줬다. 1000m 결선 직후, 헝가리 리우 샤오린이 자신의 헬멧을 치면서 격앙된 모습을 보이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판정의 기준은 명확했다.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다.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이자 심판자격증을 소지한 안상미 MBC 해설위원은 "쇼트트랙에서 추월할 경우, 기본적으로 뒤에 있는 선수가 접촉을 하면 반칙이다. 단, 공간이 열리면서 추월할 경우, 상대와 동일 선상에 있을 때는 50대50이다. 7일 경기는 이 원칙이 완전히 흔들렸다. 같은 파울이어도 중국 선수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다른 나라 선수들만 적용됐다. 대표적으로 한국과 헝가리"라고 했다.

9일 '편파판정'이 사라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황대헌의 깔끔한 경기 운영, 대한체육회와 헝가리 NOC의 공조 움직임, 거기에 따른 ISU 심판진이 받는 무형의 압박 등이 있다.

그렇다면 남은 일정은 판정이 '정상'을 되찾을까.

이 부분은 의문이다. 현장 쇼트트랙 관계자, 중국 취재진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3~4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중국은 혼성계주와 남자 1000m 금메달을 가져갔다. 남은 주력 종목은 남자 500m와 여자 3000m 계주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중국 우다징은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에도 당연히 노린다.

여자 3000m 계주 역시 판커슨, 취춘위 등을 앞세워 금메달을 원한다.

즉, 황대헌이 금메달을 딴 남자 1500m는 중국의 주력 종목이 아니다.

문제는 중국의 주력 종목의 최대 라이벌이 한국이라는 점이다. 이번 대회 전부터 한국 쇼트트랙은 최민정 이유빈의 1000m, 1500m, 남녀 계주와 함께, 황대헌의 500m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팀 최고참 곽윤기는 베이징동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 "최민정은 물론 좋다. 이번 대회에서 황대헌의 500m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할 정도다.

실제 물오른 황대헌의 기량이면 충분히 다관왕이 가능한 수준이다. 여기에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 3000m 릴레이 역시 우승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종목이다.

9일 '편파판정'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남은 경기들은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