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는 과거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토트넘에 부임할 당시 "구단주가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사주지 않으면 그만둘지도 모른다. 항상 그랬다"라고 말했는데, 이 비축구인의 예상이 어느정도 들어맞는 분위기다.
콘테 감독은 지난 24일 번리와의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에서 0대1 충격패한 뒤 "행복하지 않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감독을 바꿨지만, 선수는 늘 똑같고 결과도 변하지 않는다", "구단과 상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임 석달만의 사퇴를 암시하는 발언에 대중은 놀랐다. 하지만 언론과 전문가들은 콘테 감독의 과거 행적을 토대로 어느정도 예상이 됐던 흐름이라 덤덤히 받아들였다. 현지매체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이 지난해 11월 데려온 건 뛰어난 코치이자 동기부여자이자 조제 무리뉴를 달라이 라마처럼 보이게 만드는 변덕쟁이"라고 표현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로, 비폭력 독립투쟁을 인정받아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콘테 감독은 첼시 사령탑 시절인 2018년 5월, FA컵 결승전에서 맨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장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던 콘테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미래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표정을 싹 바꿨다. 수뇌부와의 껄끄러운 관계에 대해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결국 그해 7월 첼시와 콘테 감독은 갈라섰다.
인터밀란의 스쿠데토(리그 우승)를 이끈 이후에도 지휘봉을 내려놓은 콘테 감독은 토트넘에서도 비슷한 코스를 밟고 있다. 부임 초기 무패 행진을 내달릴 때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적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뒤 강등권팀에 패하자 갑자기 얼굴색이 바뀌었다. 맨시티전에서 깜짝승리를 거둔 뒤에는 선수를 극찬하더니, 번리전 이후엔 갑자기 신세 한탄을 했다. 그리고는 26일 열릴 리즈전 사전 기자회견에선 분위기를 조금 더 부드럽게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즈전 결과에 따라 또 다른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전망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4패를 당하며 리그 순위가 8위까지 처졌다. '콘테 효과'가 사실상 끝난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 '콘테 감독의 거취'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떠안았다. 파비오 파라티치 토트넘 단장은 유벤투스에서 같이 일해본 콘테 감독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를 알면서도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콘테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선택이 토트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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