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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윈 트레이드? KT는 우승했다. 롯데도 수원산 파이어볼러 덕 볼까 [SC포커스] (최건 이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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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소문난 트레이드 절친.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 간의 거듭된 트레이드. 그 성패는 어떻게 될까.

KBO리그는 미국과 달리 단일 리그다. 특정 두 팀 간에 여러차례 트레이드가 이뤄진다면, 서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운다는 자신감과 만족감이 있다는 뜻이다. 양쪽이 모두 만족한다면 그게 바로 '윈윈' 트레이드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엔트리(30명)에는 롯데 출신 선수가 8명이나 포함됐다. FA로 이적한 황재균을 제외한 7명은 모두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케이스였다.

특히 장성우와 박세웅(롯데)을 축으로 한 대형 트레이드의 여파가 컸다. 롯데는 한 세대를 맡길만한 에이스 박세웅을 얻었고, KT는 장성우를 영입함으로써 신생팀의 중심을 잡고 안정감을 높였다. 반면 장시환 김건국-오태곤 배제성 트레이드는 뜻하지 않게 무명 투수 배제성이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는 정상급 선발투수로 성장하면서 롯데의 완패가 됐다.

두 팀은 서로의 니즈를 잘 아는 협상 파트너다. 2020년 겨울에는 최 건-신인 3라운드 지명권(김세민)과 신본기-박시영의 맞교환, 2021년 7월에는 이강준과 오윤석-김준태의 맞트레이드가 잇따라 성사됐다. KT는 내야와 불펜, 포수까지 아쉬운 부분을 골고루 보강했고, 이 같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지난해 우승을 일궈냈다. KBO 구단을 운영하는 최고 가치가 바로 우승임을 감안하면, KT로선 이미 대성공한 트레이드인 셈이다.

반면 롯데는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에 올인한 모양새. 아직까진 평가할 만한 구석이 없다. 투수인 1999년생 최 건과 2001년생 이강준, 그리고 2003년생 내야수 김세민은 앞날이 창창한 선수들이다.

만만찮은 투자값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선수들임은 분명하다. 김세민은 롯데가 올해 뽑은 5명의 신인 유격수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선수로 평가된다. 이학주 배성근 김민수 박승욱이 경쟁하는 롯데 유격수 구도에 2~3년 안에 도전할 만한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이 쏠린 건 150㎞가 넘는 공을 던지는 두 명의 파이어볼러다. 이강철 감독은 "우승을 위한 투자니까"라고 말하면서도 최 건과 이강준을 놓친 아쉬움을 솔직하게 드러낸 바 있다.

최 건은 최준용 못지 않은 '라이징패스트볼'을 던진다. 스트라이크존 위쪽이 넓어진 올해 같은 시즌에 딱 맞는 인재. 타자 상체 쪽으로 솟아오르는 빠른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강준은 사이드암인데다, 150㎞를 넘나드는 직구가 모두 투심이다. 잘 되는 날은 변화무쌍하다.

전준우는 황재균의 우승 축하차 전화를 걸었다가 "형 우승해보셨냐"는 놀림에 분통이 터졌다고 고백한 바 있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두 'KT산 파이어볼러'가 롯데 팬들의 아쉬움을 잊게 해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