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구 유입이 많은 상권이 주택가 내 소규모 상권보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에 한층 민감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시 상권별 감염병 팬데믹 취약성 진단' 조사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재단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울 시내 1482개 상권을 대상으로 감염병 팬데믹 취약성 지수를 산출했다. 감염병 팬데믹 취약성 지수는 감염병이 대유행할 경우 상권이 경제적 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의미하며, 크게 민감도와 피해 적응력으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 감염병 대유행에 취약한 상권은 서울 전역에 퍼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역세권 상권 중에는 연신내역·신림역·미아역·천호역 등이, 대학가 상권에서는 홍대·신촌·이대·성신여대·대학로·건대입구 등으로 조사됐다. 해외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상권 중에서는 명동·경복궁·이태원 등이 감염병 팬데믹에 취약한 상권으로 나타났다.
민감도를 살펴보면 광화문·강남 테헤란로 등 직장인 유동 인구가 많은 업무지구와 대학가 및 역세권 상권은 감염병 대유행에 민감했으나, 은평구·강서구·양천구 등의 주택가 소규모 상권은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외곽 상권이나 중심 상권에 인접한 골목상권은 감염병 적응력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적응력이 낮은 상권은 서울 외곽에 퍼져 있는 경향을 보였다. 중심 상권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생겨난 망리단길과 같은 골목상권도 팬데믹 적응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상권을 우선 지원하는 한편 선제적으로로 상권 면역력을 강화하는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감염병 민감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상권 단위 방역체계 구축, 환기 시설 설치 지원 등을 제안했으며 적응력 향상을 위해서는 경영 노하우 확산, 디지털 전환 촉진 등을 대책으로 제언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