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탁구신동' 이승수(대전 동문초)가 새봄 또 한뼘 성장했다. 약속한 대로 중학생 선배 에이스들을 돌려세우고 빛나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수는 2일 광주여대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펼쳐진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 중등부(U-16) 남자단식 4강에서 '한솥밥' 대전 동산중 에이스 이정목(15)과 결승행을 다퉜다. '카데트 최강자'이자 동산고 체육관에서 수차례 맞붙어본 '선배 에이스'를 상대로 1게임을 11-7로 먼저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2게임을 8-11, 3게임을 9-11로 내주며 밀렸다. 마지막 4게임 6-10의 스코어를 듀스 접전까지 이어갔지만 10-12로 석패하며 첫 '월반' 도전을 빛나는 동메달로 마무리했다.
지난 1월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에서 10살 위 실업팀 선배를 꺾으며 스타덤에 오른 '탁구신동' 이승수는 이번 대회 바뀐 규정에 따라 초등부(U-13)가 아닌 중등부로 '월반' 출전 신청을 했다. 이승수의 거침없는 진격은 이번 대회 최고의 볼거리였다.
키 1m42의 초등학교 5학년 이승수는 머리 하나는 더 큰 중등부 형님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았다. 이미 완성 단계에 접어든 백드라이브, 혼신의 힘을 다해 날리는 포어드라이브에 흔들린 건 오히려 형님들이었다. 31일 128강에서 권찬민(심인중)을 3대0으로 돌려세웠고, 64강에서 동원(남원거점스포츠클럽), 32강에서 심영재(의령중)을 잇달아 3대0으로 격파하고 16강에 올랐다. 파죽지세는 이어졌다. 1일 16강전에서 대전 동산고 체육관에서 함께 훈련하는 '절친 형' 안성현(대전 동산중)을 3대0(7-11, 2-11, 7-11)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 고비였던 8강, 이승수는 어린 선수라고 믿기 힘든 놀라운 뒷심과 게임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유소년주니어오픈 왕중왕전 결승에서 패했던 '카데트 에이스' 김성원(장흥중)을 상대로 1게임을 11-13, 2게임을 8-11로 연거푸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3게임 이승수 특유의 '밑져야 본전' 패기만만 플레이가 되살아났다. 장기인 백드라이브가 막히자 공격적인 포어드라이브로 승부수를 던졌다. 11-7, 11-6, 11-4로 내리 3게임을 잡아내며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4강전 패배 직후 이승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수는 "중학생 형들과의 대결이지만 모두를 이기는 게 목표다. 실업팀이든 누구든 '하면 된다'는 게 정말 재미있고 짜릿하다"며 우승을 정조준했었다. 이승수는 동메달이 확정된 직후 "목표는 언제나 1등이다. 이번에는 우승을 못해서 좀 아쉽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기회가 많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해서 이번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이수기 코치는 4강 패배 직후 "승수가 많이 아쉬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월반' 후 첫 메달, 주변의 칭찬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 코치는 "승수가 너무 이기고 싶어서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고 스스로 패인을 짚더라. 4게임 듀스 대결을 놓친 걸 아쉬워 했다"고 귀띔했다.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승수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배웠다고 한다. 현실을 정확하게 점검하고 다시 도전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래도 무한 가능성을 지닌 열한 살 이승수에게 첫 중등부 대회 동메달은 "당연히 아쉬움보다는 '자신감'"이다.
이승수의 무한도전은 계속된다. 다음 도전은 생애 첫 국제 무대. 27~29일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리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유스 컨텐더 대회 U-15, U-13부문에 탁구 전문 브랜드 엑시옴의 후원을 받아 출전할 예정이다. WTT가 주니어 이하 유망주들의 국제대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입한 대회다. 이승수 등 대한민국 꿈나무들의 성장이 기대되는 대회다. '카데트 국대' 이정목, 최지욱(15·대광중), 권 혁(14·대전 동산중) 등도 함께 나설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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