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메이저리그 16시즌, 올스타까지 뽑혔던 전설도 천적이 있구나.
SSG 랜더스 추신수가 시즌 첫 만남에서 '천적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제 아무리 미국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리빙 레전드'라도, 풀기 힘든 숙제가 있는 듯 하다.
추신수는 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팀이 3대0으로 승리해 4연승을 달려 추신수의 부진이 묻혔지만, 5일 KT전 시즌 첫 안타이자 결승타를 터뜨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추신수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 이유가 있다. KT 선발이 고영표였기 때문.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친 후,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전격 KBO리그행을 선언했다. SSG 유니폼을 입고 첫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지난 시즌 고영표만 만나면 작아졌다. 7번을 상대해 무안타에 삼진만 5개였다. 고영표의 주무기인 체인지업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선수를 또 만나니 추신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이날 경기 전 SSG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가 고영표와 한 번 붙어보겠다고 얘기했다. 아무리 일방적 매치업도, 시간이 지나면 타자가 이겨내더라. 추신수가 작년 첫 경험이었고, 미국에서는 고영표와 같은 유형의 투수가 거의 없으니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을 것이다. 추신수의 능력을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감독의 바람은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와 달라진 게 없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등 국가대표 투수로 성장한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더욱 살아 춤을 췄다. 1회 SSG 한유섬에게 통한의 스리런포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그 순간을 제외하면 리그 최고의 투수라 해도 무방할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추신수를 상대로도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추신수는 고영표의 투구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며 또 다시 삼진 2개를 더하고 말았다. 부진한 타격에 8회 교체까지 되고 말았다.
추신수는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을 뛰며 올스타에도 뽑히고, 사이클링히트도 기록했다. 20홈런-20도루도 3차례나 기록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타자로 통했다. 그런데 그 추신수도 고영표 앞에서는 맥을 못춘다. 이 천적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추신수에게는 악몽이겠지만 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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