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유일무이한 타격 트리플 크라운 2회 달성.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의 주인공. 한미일 삼국을 거친 타격의 달인.
올해 은퇴전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의 커리어다. 22년째 프로야구 선수로 뛰며 얻은 '조선의 4번', '부산의 심장'이란 별명의 상징성도 돋보인다.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한 수퍼스타의 피를 뽐낸다. 전성기 시절 5년을 타 리그에서 보내고도 KBO 통산 홈런 3위(351개, 양준혁과 동률) 타점 5위(1326개) 루타 7위(3401개) 등 눈부신 커리어를 쌓고 있다.
그런 이대호의 '후계자'라는 수식어를 견뎌내는 것도 꽤나 가혹하다. 롯데 한동희가 그 운명의 주인공이다.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이대호의 뒤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았고, 2020~2021년 2년 연속 17홈런을 쏘아올렸다. 특히 지난해 선구안이 몰라보게 발전했고, 어린 나이답지 않게 노림수가 깊고 스윙도 유연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느덧 롯데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타자로 자리잡았다.
한동희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또한번 '이대호의 후계자'로 불리기에 충분한 선수임을 새삼 증명했다.
0-0으로 맞선 2회 2사 1루에 등장한 한동희는 두산 선발 이영하의 136㎞ 슬라이더를 통타, 좌중간 담장 너머 125m 위치로 날려보냈다.
지난 겨울 사직구장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쳤다. 홈플레이트에서 펜스까지의 거리를 3m 가량 늘리고, 국내 최고 높이인 4.8m의 펜스도 1.2m의 철망이 더해져 6m까지 높아졌다. 새로운 사직 구장을 메이저리그 최고 높이 담장을 지닌 야구장에 비유해 '사직몬스터'라 부르는 이유다. 주말 홈개막 3연전에서 두산 김인태 안재석, 롯데 안치홍 등이 날린 홈런성 타구가 모두 마지막 철망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한동희는 달랐다. 한동희는 이영하를 상대로 5개의 파울을 치며 끈질기게 버텼다. 이영하가 홈런을 허용한 슬라이더는 무려 9구째, 순간적으로 제구가 한들리며 한가운데 높은 코스에 몰린 실투였다. 한동희의 홈런 타구 속도는 170.8㎞. '사직 몬스터'를 넘긴 첫 홈런이었다.
김태균 해설위원은 "한동희가 작년보다 한단계 발전했다. 순간적으로 예상치 못한 변화구가 왔을 때의 대처능력이 정말 좋아졌다. 결국 사직구장 첫 홈런의 주인공은 이대호의 후계자 한동희였다"고 거듭 칭찬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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