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대단한 선배님들과 함께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대투수'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은 자신의 통산 2000이닝 달성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양현종은 14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투구를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1998이닝을 기록 중이었던 양현종은 KBO리그 통산 7번째이자 역대 최연소(34세1개월13일) 2000이닝 달성에 성공했다.
40년 KBO리그 역사에 2000이닝을 돌파한 선수는 송진우(3003이닝), 정민철(2394⅔이닝), 이강철(2204⅔이닝), 김원형(2171이닝), 배영수(2167⅔이닝), 한용덕(2079⅓이닝) 단 6명 뿐이다. 모두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꼽혔던 선수들. 2007년 2차 1라운드로 KIA 유니폼을 입고 오로지 한 팀에서 2000이닝을 달성한 양현종의 활약은 그래서 더 빛날 수밖에 없다. 해태 시절을 포함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 양현종은 이강철 현 KT 위즈 감독(2204⅔이닝·150승·삼성 시절 제외)에 이어 최다 이닝 2위, 최다승 2위(147승)를 마크하고 있다.
15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양현종은 "큰 타이틀과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것 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2000이닝을 던진 선배님들 모두 정말 대단한 분들 아닌가. 거기에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는 1군에 있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이후 주축 선수가 되면서 항상 팀을 위해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닝, 경기 수 모두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던 게 수치상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한팀에서 꾸준히 던지며 이런 결과를 낸 것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닝 이터'다. 부상으로 주춤했던 2012시즌을 제외한 11시즌에서 100이닝 이상 투구를 했다. 2014~2020시즌엔 7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우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진 5년 연속 180이닝을 돌파했다. 실력 뿐만 아니라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기록. 때문에 양현종이 2000이닝을 넘어 송진우에 이은 사상 두 번째 3000이닝 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다. KIA 김종국 감독도 "양현종을 볼 때마다 대단한 선수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리빙 레전드라고 봐야 한다"며 "5년 정도는 더 선발 투수로 활약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현종은 "기사를 보고 3000이닝까지 계산을 해봤는데 150이닝씩 7년을 던져야 하더라. 그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 기록은 정말 꿈의 기록"이라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감독님이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며 "기록을 꼭 깨야 한다는 목표의식보다 꾸준히 팀을 위해 던지는 게 내 역할이다. 그러다보면 좋은 기록도 따라오고, 감격스런 타이틀도 얻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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