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7일 개봉하는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이하 니 부모)가 베일을 벗었다.
'니 부모'는 학교 폭력 소재를 차별화된 관점으로 그려내며 화제를 모았던 동명 연극을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으로 설경구 천우희 문소리 등 믿고 보는 라인업이 등장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이 영화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렸다.
메가폰을 잡은 김지훈 감독은 18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니 부모' 언론배급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늘 피해자쪽으로 생각하다 10년 전 이 희곡을 접하고 '가해자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이들의 세상에 아직도 폭력이 존재한다는 것이 가슴이 아팠다. 10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동안에도 학폭 문제를 다룬 좋은 영화들이 있었다. 이제까지는 피해자의 아픔을 관객들과 소통했다면. 우리는 가해자의 시선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피해자의 고통을 체험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가해자의 시선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그 세계에서 탈출시키는 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나에게는 고통스러웠다"며 "가해자의 시선으로 연출해서 포커스가 맞춰 더 힘들었다. 아이들의 세상이 힘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한편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반복된다는 것이 괴로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폭력적인 장면에 대해서는 "자극을 보여주기 보다는 깊이 아파할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어 배우들과 많이 고민하도 대화했다"고 덧붙였다.
학폭가해자 강한결(성유빈)의 아버지이자 접견 전문 변호사 강호창 역을 맡은 설경구는 "촬영을 하면서는 아들을 끝까지 믿었고 믿고 싶은 마음으로 연기했다. 내가 그 입장이 된다면 많은 갈등이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내가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며 "많이 미뤄져서 개봉하게 됐다. 시기적절이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계속 반복되고 있는 일인 것 같다. 끊임없이 앞으로도 또 이런 일들은 반복될거라 암울한 느낌이 든다. 반복적으로 이야기되고 토론돼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설경구는 "문소리와는 친오누이만큼 친한데 이 현장에서는 대화를 많이 안나눴다. 다른 작품할 때는 얘기도 많이 하고 술 한 잔도 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개인적인 시간을 거의 갖지 않았다"며 "내 나름대로 집중하고 문소리도 집중해야해서 일부러 좀 꺼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학폭학생들의 담임 송정욱 역을 맡은 천우희는 "내 캐릭터는 선택에 놓여있다고 느낌, 기로에 있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권리도 없었고 앞장서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며 "그 모든 기로에서 지켜본다고 생각했다. 관객과 가장 접점이 있는 인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송정욱은 자기의 미래를 포기하고 선택했지만 실제로 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쉽게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설경구가 직접 송정욱 역할에 천우희를 추천했다. 설경구는 이날 "송정욱을 생각하고 떠오른게 천우희였는데 고사했다는 얘기를 듣고 무턱대고 전화해서 해달라고 했다"며 "오늘 나도 영화를 처음 봤는데 역시 천우희가 해야했던 역이었다. 나의 막무가내 애걸복걸이 괜찮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에 대해 천우희는 "5년 전 촬영한 작품인데 이제서야 결과물을 보게됐다. 현장을 나갈 때마다 그 마음이 들었다. '내가 안했으면 어떻게할뻔 했어.' 그럴 정도로 배려와 존중 애정이 넘치는 촬영현장이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영화를 사랑하고 연기를 사랑하고 진심으로 작품을 사랑하는 것을 매번 느꼈다. 따뜻한 마음으로 감사했다. 오히려 애걸복걸 해주신 설경구에게 큰 절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원작을 잘 봐서 오히려 캐스팅을 고사했었다"고 밝힌 바 있는 천우희는 "영화는 극적인 장면이 더 잘 살아난 것 같다. 사건 전개가 더 몰입감이 있었다. 차이가 명확하게 보여서 사실 고사를 했던 것인데 결과물을 보니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니 부모'는 일본의 극작가이자 고등학교 교사인 하타사와 세이코가 각본을 쓴 동명의 연극이 2008년 일본 초연에 이어, 2012년 국내 초연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며 사건을 은폐하는 부모들의 이기적인 모습이 다채로운 공간과 상황 속에서 펼쳐지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 예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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