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9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팀이 2-3으로 뒤진 7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두산 베어스의 구원 투수 홍건희를 상대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진 타석에서 홍건희가 던진 낮은 공을 포수 박세혁이 받지 못하면서 공이 홈플레이트를 맞고 3루측으로 빠지는 폭투 상황이 벌어졌다.
잠시 멈칫하던 김도영은 이내 2루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박세혁이 공의 방향을 잡지 못하자 전진수비를 하던 3루수 허경민이 공을 향해 뛰었고, 이내 박세혁도 달렸다. 김도영이 2루에 가까워지는 순간에도 허경민과 박세혁은 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KIA 벤치는 팔을 휘저으며 김도영에게 3루까지 뛰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김도영은 2루를 밟은 뒤 주저 없이 3루까지 향했다. 허경민이 급하게 중심을 잡지 못한 채 공을 3루로 던졌으나 옆으로 빠졌고, 유격수 안재석이 잡아 김도영에게 태그했으나 이미 김도영의 손이 3루를 찍었다. 빠른 속도로 뛰던 김도영의 몸이 3루 옆을 스쳐 지나가면서 베이스를 놓친 듯 했지만, 느린 중계 화면엔 왼손으로 3루 베이스를 붙들고 있는 장면이 선명히 찍혔다.
이 주루 하나로 KIA는 두산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도영이 3루까지 진루한 뒤 류지혁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3-3 동점이 됐다. 김선빈의 희생 번트 성공 뒤 흔들린 홍건희가 나성범 최형우에게 잇달아 볼넷을 내줬고, 황대인의 우전 적시타와 우익수 송구 실책으로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소크라테스의 안타로 1점을 더 추가하며 4득점 빅이닝을 만든 KIA는 두산을 6대3으로 제압하며 3연승에 성공했다.
김도영은 고교 시절부터 호타 준족의 타자로 큰 기대를 모았다. 타이거즈 레전드인 이종범의 재림으로 여겨지며 '제2의 이종범'이라는 영예로운 칭호까지 얻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초로 고졸 신인 개막전 리드오프 자리까지 꿰찼다. 하지만 무안타가 길어졌고, 1주일 만에 프로 첫 안타를 기록했으나, 또 다시 긴 부진에 빠지는 등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16~17일 창원 NC전에서 각각 3안타, 2안타로 2경기 연속 멀티 히트 행진을 펼치면서 반등 토대를 마련하면서 비로소 혈이 뚫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KIA 김종국 감독은 "안타, 볼넷이 꾸준히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영은 안타에 이어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팀 승리의 발판까지 만들었다. 김 감독이 흐뭇한 미소를 지을 만한 밤이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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