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것이 야구의 반전 매력!
당연히 이길 것 같은 팀이 무기력한 경기를 할 수도 있고, 꼴찌가 1등을 잡을 수도 있는 게 야구다. 이 말을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가 제대로 보여줬다.
한화는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2대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승12패로 NC 다이노스와 공동 최하위이던 한화는, 대어 SSG를 잡으며 단독 9위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모두의 예상을 깬 결과. 누가 봐도 SSG가 이길 것 같은 경기였다. SSG는 개막 후 10연승 포함, 15승2패 파죽지세로 대전을 찾았다. 반대로 한화는 리빌딩 상황의 한계를 절감하듯, 상위권 팀들과의 뚜렷한 전력 차이를 보였다. 지는 경기가 늘어나며 선수들도 많이 위축된 모습이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로테이션상 이날 선발 예정이던 닉 킹험이 팔에 이상을 느껴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미 부상으로 말소된 라이언 카펜터의 '땜빵' 선발 장민재가 하루를 앞당겨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상황. SSG는 이번 시즌 3전승의 노경은이 출격하는 날이었다.
두 외국인 선수 뿐 아니라 정우람까지 빠져 팀 분위기가 더욱 처질 수밖에 없는 한화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장민재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주자 경기 분위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를 만나기만 하면 힘을 내던 장민재였는데, 이날도 '천적 모드'를 발동했다. 프로 선수로서 방심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당연히 이길 거라고 생각한 경기에서 초반 타격이 꼬이자 SSG의 강타선도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타선은 최선(?)을 다해 2점을 뽑는데 성공했다. 한화는 장민재에 이어 '벌떼 계투' 작전으로 승부를 걸었는데 대성공이었다. 올시즌 단 한 차례도 영봉패를 당한 적 없는 SSG가 차-포를 떼고 붙은 한화 마운드를 상대로 1점도 뽑지 못할 걸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결국 야구는 분위기, 흐름 싸움이라고 한다. 한 경기, 한 시즌 향방이 한 순간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뜻이다. SSG는 개막전 1회말 첫 수비에서 중견수 최지훈이 상대 박건우의 장타성 타구를 기가 막히게 잡아내며 개막전 경기를 쉽게 풀었고 시즌 초반 흐름을 잘 탔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한화전 패배로 잘 살렸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10연승을 한 팀이 10연패를 할 수 있는 게 야구다.
분수령은 23일이다. 한화는 킹험의 이탈로 다시 남지민이라는 투수를 긴급하게 올리게 됐다. SSG가 이 상황을 쉽게 봤다가, 다시 한 번 경기가 꼬인다면 생각보다 일찍 첫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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