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비록 '적'으로 만났지만 영화같은 재회였다.
토트넘의 한 시대를 풍미한 'DESK 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델레 알리는 에버턴으로 떠났고,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3년 전 토트넘과 이별했다. 그는 한 차례 축구 인생의 최대 위기를 겪은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돌아왔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만 토트넘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6월 덴마크의 유로 2020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후 1월 이적시장을 통해 브렌트포드에 둥지를 튼 에릭센이 손흥민, 케인과 적으로 맞닥뜨렸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웃지 못했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브렌트포드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브렌트포드와의 원정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손흥민과 케인 그리고 에릭센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그 인연을 비켜갈 수 없다. 2019년 토트넘의 에릭센을 인터 밀란으로 이끈 사령탑이 콘테 감독이었다. 둘은 지난 시즌 세리에A 우승을 함께 일궜다. 콘테 감독은 지난해 11월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았고, 에릭센은 ICD(이식형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한 채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이탈리아 규정상 1월 자유계약 선수로 풀렸다.
휘슬이 울린 후 손흥민과 에릭센은 두 차례나 진한 포옹을 나눴다. 토트넘 원정팬들은 기립박수로 에릭센과의 만남에 환호했다. 케인도 감격해 했다. 그는 이날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좌절감을 안기 경기였다. 시즌의 이 시기에 쉬운 경기는 없지만 앞으로 남은 마지막 5경기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만 에릭센과의 재회는 환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콘테 감독에게는 에릭센의 거취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콘테 감독은 "에릭센의 플레이를 볼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 하지만 상대팀 선수의 이적에 관련해 얘기하는 것은 상대팀은 물론 우리 선수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며 "인터 밀란에서 2년 동안 에릭센과 즐겁게 일했다. 불과 8개월 전 엄청난 일을 겪었지만 그라운드에서 다시 환상적인 모습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 제2의 인생을 찾은 에릭센은 축구를 완전히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한 에릭센은 현재 토트넘을 비롯해 많은 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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