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KT 위즈가 FA(자유계약선수) 박병호를 영입할 때, '홈런왕 박병호'를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한해 3할대 타율, 홈런 30~40개를 기본으로 때리던 전성기 때 모습과 많이 달랐다. 두 시즌 동안 2할2푼대 타율에 그쳤고, 총 41홈런을 기록했다. 2012년~2018년, 메이저리그에서 뛴 2016~2017년을 제외한 5년간, 박병호는 타율 3할2푼-737안타-216홈런-604타점을 기록했다. 그 시절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던 스탯이다.
1986년 생, 36세 박병호. 더이상 KBO리그 최고타자는 아니다. 타석에서 상대투수를 압박하는 위압감도 예전같지 않다.
그러나 2022년 박병호는 지난 시간에 머물러 있는 타자도, 옛 명성에 기대 연명하는 타자가 아니다.
'KT 4번 타자' 박병호는 23일 NC 다이노스전 8회, 네번째 타석에서 시즌 4호 2점 홈런을 쳤다. 팀의 4대3 역전승을 이끈 홈런이다. 앞선 세 타석에선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한방을 터트렸다. 박병호다운, 4번 타자 할약이다.
지난 해 통합 우승팀 KT는 올해도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는데 초반 주춤했다. 투타가 동시에 침체에 빠져 정상 페이스로 올라오지 못했다. 내심 초조한 마음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상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
4월 17일까지 13경기에서 3승10패, 승률 2할3푼1리. 그랬던 팀이 23일 NC 다이노스전까지 5연승을 거두고, 단숨에 중위권으로 올라왔다. 주중 잠실 원정 3연전에서 LG 트윈스를 3연패로 몰아넣었다.
팀이 5연승을 거두는 동안 4번 타자 박병호의 방망이도 좋았다.
5경기에서 21타수 7안타, 타율 3할3푼3리-2홈런-7타점-4득점-1도루. 홈런 2개가 모두 결승타다.
박병호는 20일 LG전 7회 선두타자로 나서 1-1 균형을 깨트리는 1점 홈런을 터트렸다. 5대3 승리를 이끈 결승 홈런. 연승의 출발점, 19일 LG전에선 1안타 2타점으로 5대0 승리에 힘을 얹었다.
이강철 감독은 23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역시 박병호는 박병호다"고 했다. KT가 지난 겨울 박병호를 영입한 이유가 담긴 멘트다.
박병호는 여전히 4번 타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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