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대호 거르고 피터스, 그리고 한동희 거르고 이대호. SSG 랜더스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했다.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유통더비' 2차전은 연장 12회 혈투 끝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박세웅과 김광현, 양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간의 맞대결이 펼쳐진 날이었다. 두 투수는 각각 6이닝을 책임졌다. 박세웅은 6이닝 1실점, 김광현은 6이닝 1실점(0자책)으로 호투하며 '미리보는 가을야구'라던 기대에 걸맞는 어우러짐을 보여줬다.
사직구장을 찾은 6800여명의 롯데 팬들에겐 속터지는 순간이 3차례 있었다. 3회 소통 실수로 인한 동점타, 그리고 SSG의 두 차례 '고의4구' 승부수였다.
이날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좌익수에 신용수, 우익수에 조세진을 기용했다. 전준우가 부상으로 빠진데다. 또다른 외야수 고승민은 좌타자였기 때문. 상대 선발투수인 좌완 김광현을 겨냥한 배치였다. 유격수 역시 좌타자인 기존의 이학주와 박승욱 대신 김민수를 내세웠다.
하지만 서튼 감독의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김민수는 2타수 무안타, 조세진은 5타수 무안타, 신용수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들이 당한 삼진만 6개에 달한다. 김광현의 역투를 극복하지 못했다.
또한 김민수와 신용수의 부족한 경험은 뜻하지 않은 의사소통 실수까지 불렀다. 김민수는 올시즌 첫 유격수 선발출전이었고, 전준우가 아닌 신용수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은 더더욱 없었다. 결국 두 선수는 3회초 2사 2루에서 최주환의 애매하게 뜬 타구를 서로 처리하지 못하며 동점타를 만들어주고 말았다.
6회말에는 '이대호 거르고 피터스'가 나왔다. 2사 후 한동희가 중월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려냈고, 이대호가 고의4구로 걸어나갔다. 하지만 피터스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김광현을 패배시킬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김광현은 6회말까지 100구를 채운 뒤 교체됐다.
SSG는 고효준 서진용 박민호가 1이닝씩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연장전에 돌입했고, 마무리 김택형이 10회를 책임졌다.
11회말에 등판한 투수는 베테랑 이태양. 하지만 이태양은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롯데는 정 훈이 안정된 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잘치는 타자인 한동희.
SSG의 선택은 '한동희 거르고 이대호'였다. 이태양 대신 프로 2년차 강속구 투수 조요한을 투입하는 승부수도 던졌다.
이는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이대호는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6-4-3 병살타를 치고 말았고, 롯데의 마지막 승리 기회를 그렇게 날아갔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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