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느덧 2위 자리가 익숙하다. 쉽게 밀려나지 않는다.
롯데는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즌 5차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 끝에 5대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선발은 '아시안게임 후보'간의 맞대결이었다.
롯데 박세웅은 '안경에이스'의 명성을 이어가는 부산 대표 투수다. 2017년 커리어 하이(12승6패) 이후 찾아왔던 부상을 지난해 완전히 털어냈다.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완전히 각성한 박세웅은 지난해 10승9패 평균자책점 3.98, 163이닝을 소화했다.
올해는 한층 더 자신감이 붙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 선발 등판, 30⅔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3승무패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했다. 이제 롯데 유니폼을 떼고 봐도 에이스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직 메이저리거' 김광현(SSG 랜더스)을 제외하면 박세웅에 비견할 만한 국내 투수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양현종(KIA 타이거즈) 최원준(두산 베어스) 고영표(KT) 등 극소수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대해서도 "성적으로 증명해 류중일 감독님이 날 뽑으시도록 하겠다"며 강렬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KT 배제성 또한 이강철 KT 감독이 적극 밀고 있는 '아시안게임 선발 후보'다. 지난해까지 3년간 29승으로 동기간 국내 투수 다승 1위를 기록중인 선수이기도 하다. 빠른 직구 못지 않게 다양한 변화구와 안정감을 두루 갖춘 투수. 올시즌엔 아직까진 확실하게 자신만의 리듬을 찾지 못한 상황.
롯데는 전날 앞서가던 경기를 어이없이 역전패했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졌고, 이학주의 실책까지 겹쳤다. 실망한 롯데 팬들이 8회 경기 도중 대거 현장을 떠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하지만 경기를 앞둔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오늘은 또 새로운 하루다. 어제 경기는 잊고 잘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 말대로였다. 에이스 박세웅은 자신만만한 피칭으로 KT를 압도했다. 가뜩이나 강백호 라모스가 빠지면서 가벼워진 KT 타선이다.
박세웅은 2회 장성우 신본기의 연속 안타로 1사 2,3루 위기를 맞았지만, 홍현빈 박경수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3회 조용호의 2루타, 4회에는 심우준의 2루 도루로 각각 스코어링 포지션 출루를 허용했지만, 박세웅의 구위가 워낙 압도적이었다. 6회까지 102구의 투구수가 적진 않지만,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음을 보여주는 강렬한 투구였다.
반면 롯데 타선은 KT 배제성이 미처 컨디션을 찾기 전인 1~2회 집중 공략, 이날 승부를 갈랐다. 1회 볼넷 2개로 만들어진 1사 1,2루에서 전준우의 적시타로 손쉽게 선취점. 이대호의 병살타에 흐름이 바뀌는듯 하자 2회에는 선두타자 피터스가 2루타를 치고 나갔고, KT 내야 수비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1점을 추가했다.
이후는 안치홍의 원맨쇼였다. 안치홍은 2회 투런포로 배제성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이틀 연속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어 배제성이 안정을 찾은 5회에는 146㎞ 직구를 통타, 다시한번 왼쪽 담장을 넘겼다. 6회까지 82구만 던지며 호투한 배제성으론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
이후 롯데는 김원중 문경찬 최건, KT는 안영명 김민수가 착실하게 이어던지며 실점 없이 상대 타선을 막아냈다. 박세웅은 시즌 4승째를 올리며 스탁-김광현과 함께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5승을 기록중인 팀동료 반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KIA와 맞붙는 키움 히어로즈의 승패와 관계없이 2위 자리를 지켰다. 롯데는 시즌전만 해도 한화 이글스와 더불어 '2약'으로 분류됐지만, 지난 4월 29일 처음 2위에 오른 이래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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