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의 후반기 상승세는 막강한 불펜의 힘이었다. 구승민 최준용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3인방은 평균자책점 1점대를 합창하며 7회 이후를 삭제하곤 했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은 5.05. 전체 꼴찌였다. 그만큼 세 선수 이외의 불펜이 무력했다.
올해는 다르다.
우선 롯데가 선발 야구의 팀으로 변모했다. 반즈와 박세웅은 김광현(SSG 랜더스)과 함께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위를 다투고 있다. 현 시점 선발투수 톱3에 두 사람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 뒤를 받치는 이인복도 매경기 꾸준한 투구를 선보이며 3승(4패) 평균자책점 3.52의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보다 폭발력을 보여줘야할 스파크맨과 김진욱의 부진이다. 김진욱은 기복이 심하고, 스파크맨은 꾸준히 부진하다. 그래도 김진욱은 어리고, 기대치가 높고, 간간히 강렬한 호투를 펼치는 반면 스파크맨은 퇴출 위기에 몰려있다.
이들의 부진 속 주목을 끄는 선수가 둘 있다. 나균안과 서준원이다. 두 선발투수가 초반에 무너졌을 경우 즉각 등판하는 1+1 탠덤 역할의 투수들이다.
지난해 대체 선발 후보군 중 한명에 불과했던 나균안은 올해 환골탈태했다. 지난해 시속 140㎞를 살짝 넘던 직구 평균 구속이 올해 3~4㎞ 늘었다. 그 변화가 나균안의 최대 장점인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유연한 제구력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올시즌 평균자책점이 무려 1.88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리그 불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24이닝을 소화했다는 점.
등판 경기수는 10경기로 이닝 30위권에 드는 불펜 투수들 중 최소 경기다. 대신 한번 나오면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 올시즌 2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가 무려 7경기나 된다. 선발투수나 다름없는 5이닝, 4이닝을 던진 경기도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나균안은 롱맨, 추격조, 필승조에 걸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물론 선발에 자리가 빈다면 들어갈 1순위 투수이기도 하다. 아주 가치가 높은 투수"라고 호평했다.
올해 나이도 24세로 젊다. 포수 출신 투수인 만큼 나이 대비 어깨도 싱싱하다.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 포수 출신이란 강점을 살린 다양한 볼배합과 차분한 위기 대처 능력이 강점이다.
서준원은 나균안과 반대 성향의 투수였다. 입단 당시 고교 최고의 투수로 불렸고, 150㎞가 넘는 강속구가 강점이었다. 투수로서의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오른 나균안과 달리, 앞서 1차지명으로 입단한지 3년만에 44번이나 선발 등판 기회를 부여받은 유망주다.
하지만 시종일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나균안이나 이승헌, 최영환 등의 대체 선발후보군보다도 한발짝 뒤처진 모양새가 됐다.
결국 올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추구했다. 팔 높이를 내리고, 공끝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
구속은 140㎞ 안팎까지 떨어졌지만, 경기 내용은 한층 좋아졌다. 지난 5일 KT 위즈전 5이닝 무실점에 이어 14일 한화 이글스전에도 4⅓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서준원은 "스피드는 미련없이 버렸다. 지금 구위에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리그 최고의 롱맨을 보유한 롯데, 이제 2명이 됐다. 김진욱과 스파크맨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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