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득점왕을 차지하면 좋겠지만 팀이 4위 안에 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손흥민(토트넘)이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다.
15일(이하 한국시각) 번리전에서 또 페널티킥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추가시간이었다. TV 중계에는 페널티킥 여부를 가리는 VAR(비디오판독)이 진행됐다.
그라운드에선 또 달랐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페널티 스팟 근처에서 대화를 나눴다. 손흥민은 이어 터치라인으로 가 관중석으로 날아간 볼을 달라고 요청했다. 볼을 든 손흥민이 케인에게 다가간 후 뭔가 이야기를 나누던가 싶더니 이내 볼을 건네줬다.
상황이 미묘했다. 손흥민과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이날 FA컵 결승전에서 부상했다. 서혜부에 통증을 느낀 그는 전반 33분 교체됐다.
현지에선 살라가 부상으로 1~2주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경기를 포기하는 대신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염두에 두고 살라를 조기에 교체했다는 전망도 있었다.
손흥민에게는 분명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다. 21골을 기록 중인 그는 한 골만 더 추가하면 살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욕심을 내지 않았다. 언급한대로 개인 타이틀보다는 팀이 우선이었다. 전담 키커인 케인이 나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고, 토트넘은 번리에 1대0으로 신승했다.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긴 토트넘은 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승점 68점)로 올라섰다. 승점 66점의 5위 아스널은 17일 오전 4시 뉴캐슬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아스널이 승리하면 4위 주인은 다시 바뀐다.
손흥민은 페널티킥 양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국내 취재진관의 인터뷰에서 "별 게 아니었다. 일단은 계속 페널티킥을 보고 있었다. 완벽한 페널티킥이라는 상황인 걸 조금 인지했다. 볼을 일단 우리가 가지고 있어야 심판도 그런 압박을 받는다. 우리가 확실하다는 걸 알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볼을 막 찾고 있다가 이제 볼 어딨는지 보다가 관중석에 있는 거 받아서 케인에게 가져다줬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케인이 양보한다거나 그러지는 않았나'는 질문에는 "그런 게 사실은 필요없다. 왜냐하면 지금 팀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페널티킥 이후 아쉬움은 있었다. 손흥민은 후반 두 차례 결정을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번리의 수문장 닉 포프의 신들린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은 "오늘 찬스를 못 넣은 것은 나 자신이다. 그런 찬스에서 넣어야 득점왕을 할 수 있다"며 "사실 득점왕 기대가 안되면 거짓말이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것(UCL 진출)들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그것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번리전이 토트넘의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 선정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토트넘은 23일 0시 강등이 확정된 노리치시티와 이번 시즌 EPL 최종전을 치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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