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독일 전통강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가 장장 42년만에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우승하면서 '차붐' 차범근의 업적도 재조명받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19일 스페인 세비야에 있는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레인저스(스코틀랜드)와의 2021~2022시즌 유럽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무려 42년만에 오른 유럽 정상으로, 자연스레 마지막 우승 당시 뛰었던 전설들이 현지매체에 의해 '강제소환'됐다.
차붐이 대표적이다. 차붐은 담슈타트를 거쳐 1979년 프랑크푸르트에 입단했다. 그리고 입단 첫 시즌인 1979~1980, UEFA컵 결승에 올라 같은 독일의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꺾고 팀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조했다.
프랑크푸르트는 그로부터 42년이 지나서야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는 일본 현역 국가대표 미드필더 가마다 다이치와 베테랑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가 나란히 뛰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가마다는 1-1 동점 상황에서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팀의 3번째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일본 선수가 유럽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01~2002시즌 페예노르트에서 뛰던 오노 신지에 이어 20년만이다.
가마다는 프랑크푸르트가 UEL(유로파리그) 결승에 오르는 과정에서 팀내 최다인 5골을 넣었다. 하지만 결승전에선 침묵했다. 이 대목에서 또 차붐이 소환된다. 아시아 축구 역사상 유럽 대회 결승에서 득점한 선수는 단 한 명, 차붐밖에 없다. 1983년 레버쿠젠에 새 둥지를 튼 차붐은 1988년 경력 두 번째 UEFA컵 우승을 맛봤다. 그는 에스파뇰(스페인)과의 결승전 2차전에서 후반 36분 합산스코어 3대3을 만드는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리며 레버쿠젠의 우승 영웅으로 우뚝 섰다.
가마다(또는 하세베)가 만약 이날 득점을 했다면 차붐에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 일본 선수로는 첫 번째로 유럽 주요 대회 결승에서 득점한 영웅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손흥민(토트넘)은 2018~20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 리버풀을 상대했지만, 득점없이 경기를 끝마쳤다. 팀도 무기력하게 패하며 우승을 놓쳤다. 손흥민은 차붐의 유럽 단일시즌 리그 득점 기록은 뛰어넘었지만, 유럽클럽대항전 우승과 유럽클럽대항전 결승전 득점, 위 두 가지 업적에는 아직 다다르지 못했다.
박지성은 맨유 소속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두 번 출전했고,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었다. 그런 박지성도 유럽 결승전에선 득점하진 못한 채 커리어를 끝마쳤다. 최고의 팀을 상대로 우승컵이 걸린 경기에서 빛나는 건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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