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기억하고 싶은 홈런은 아니다."
웬 뜬금없는 말일까. SSG 랜더스의 최 정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 홈런을 치며 굉장히 기뻐하더니 기억하고 싶은 홈런은 아니라는 말을 했다. 그냥 듣기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최 정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서 1-1 동점이던 8회말 바뀐 투수 김민수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솔로포를 날렸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라'는 야구계의 격언에 맞게 초구를 쳤다. 143㎞의 직구가 가운데 약간 높게 형성됐고 그대로 친 것이 홈런이 됐다.
김광현 등판 때 무패(9승1무)와 함께 이날 경기를 보러온 정용진 구단주를 한껏 기쁘게한 홈런이었다. 9회초 서진용의 깔끔한 마무리로 SSG의 2대1 승리.
최 정은 홈런을 확인한 뒤 그라운드를 뛰며 포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때는 가끔 볼 수 있었지만 정규시즌의 최 정에게선 잘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최 정은 "예전엔 형들이 있어서 그냥 내 것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이젠 고참이 되면서 팀 승리에 신경을 쓰게 된다. 내가 홈런을 친 것보다 팀이 이긴다는 생각에 좋아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런데 홈런을 친 스윙을 기억하고 싶지는 않다는 뜬금없는 얘기를 했다. 사연은 이렇다. 최 정은 타석에 들어가기전 이진영 타격코치로부터 김민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최 정은 "김민수의 슬라이더 궤적을 확인했고, 초구에 그 궤적을 보고 있었는데 그쪽으로 공이 왔다"고 했다. 그렇다면 예상한 공이 왔고 제대로 친 게 아닐까. 최 정은 "공이 온 곳은 맞았지만 슬라이더 타이밍을 생각하고 있어서 왼쪽 어깨가 좀 더 닫혀 있다가 나오면서 홈런이 됐다"며 "내가 생각한 타이밍이 아니었다"라고 고백했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홈런이라 기분은 좋았지만 자신의 제대로 된 스윙은 아니었다는 솔직하게 말한 것.
정용진 구단주는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고, 선수들의 장내 인터뷰까지 끝까지 보고 경기장을 나섰다. 최 정은 "구단주님이 자주 야구장을 찾아 주시는데 당연히 힘이 난다"면서 "다른 일로 바쁘실 텐데도 야구장 찾아주셔서 선수들 격려해주시는게 쉬운일은 아니지 않나"라며 정 구단주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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