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또 한번 상암벌이 훨훨 불타올랐다. 'AGAIN(어게인) 2002', '태극기', 'We, the Reds!(위, 더 레즈!)', 카드섹션은 장관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린 지 20년이 흘렀다. 월드컵 4강 기적은 손흥민(토트넘)을 낳았다.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손흥민 보유국'이다. 승패를 떠난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는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페스티벌'이었다.
축구장에 특별한 손님도 찾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지난달 취임 한 윤 대통령이 스포츠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이 국내에서 열린 A매치를 찾은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9년 2개월여 만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에게 체육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직접 수여하기 위해서다. 브라질전이 열리기 한 시간 전,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손흥민이 먼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손을 흔들며 깜짝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손흥민의 가슴에 직접 청룡장을 달아줬고,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3월 이란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 이어 또 만원 사례를 기록했다. 6만4872명이 상암벌을 가득채웠다.
세계 최강 브라질은 역시 브라질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는 결코 무늬가 아니었다. '삼바 축구의 쇼쇼쇼'였다.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는 전날 발등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듯 보였지만 기우였다. 네이마르의 현란한 개인기에 탄성이 쉴새없이 터졌고, 전반 41분 페널티킥(PK)으로 결승골을 터트린 후에는 동료들과 특유의 '삼바 댄스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한국 팬들의 환호에 박수로 화답하는 '쇼맨십'으로 보는 눈을 즐겁게 했다.
브라질의 선제골을 터트린 히샬리송(에버턴)과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가브리엘 제수스(맨시티) 등 세계 최고 선수들의 향연에 그라운드에는 행복한 비명이 가득했다.
하지만 벤투호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손흥민으로만 브라질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36분 특유의 감아차기 왼발 슈팅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유럽파인 또 다른 축인 황희찬(울버햄턴)과 황의조(보르도)는 그나마 선전했다. 황의조는 전반 31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티아고 실바(첼시)와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활짤 열었다. 2002년 11월 20일 이후 20년 만에 터진 브라질전 골이었다. 한국 축구는 그 사이 두 차례나 브라질을 상대했지만 0대2, 0대3으로 완패했다.
그 외의 플레이는 함량 미달이었다. 중원은 견고하지 못했고, 수비라인은 모래성이었다. 아시아 무대에서만 경기를 하다보니 조직력은 비교가 되지 못했다. 실수 또한 투성이였다. 브라질전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향해 첫 모의고사였다. 한국 축구는 카타르월드컵에서 유럽의 포르투갈, 남미의 우루과이, 아프리카의 가나와 함께 H조에 묶였다.
세계 최강의 브라질은 압박이면 압박, 패스면 패스, 축구의 정석을 보여줬다. 반면 한국은 브라질의 기술축구에 철저하게 농락당하며 산적한 과제를 떠안았다.
벤투호는 2일 브라질에 1대5로 참패했다. 브라질은 히샬리송에 이어 네이마르가 PK로 2골, 필리페 쿠티뉴(애스턴빌라), 제수스가 릴레이골을 터트렸다.
상암=김성원,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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