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역시 이대호였다. 롯데 자이언츠가 이대호의 끝내기 2루타로 지긋지긋했던 삼성전 5연패를 끊어냈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서 연장 11회말 터진 이대호의 중월 끝내기 2루타로 7대6으로 승리했다.
올시즌 부산에서 삼성에게 5번 모두 졌던 롯데는 6경기째에 삼성을 이겼다.
7,8일 모두 롯데가 선취점을 뽑았는데 9일에도 선취점은 롯데의 차지였다. 1회말 선두 안치홍이 삼성 선발 허윤동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날렸다. 시즌 10호 홈런.
삼성이 3회초 2사 2루서 피렐라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자 롯데는 곧이은 3회말 2사 2루서 이대호의 좌익선상 2루타로 다시 2-1로 앞섰다.
삼성이 또 쫓아왔다. 6회초 피렐라의 2루타에 오재일의 우익수 플라이, 오선진의 유격수앞 땅볼로 1점을 얻었다. 2-2.
롯데는 또 달아났다. 6회말 2번 황성빈의 볼넷과 이대호의 중전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서 4번 전준우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다시 3-2로 앞섰다.
롯데는 7회부터 필승조를 가동했다. 7회초 김원중이 올라왔다. 김원중은 7번 이태훈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내보낸 뒤 1사후 김현준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1번 김지찬과 2번 구자욱을 차례로 외야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롯데로 확실하게 돌렸다.
위기를 넘긴 롯데가 7회말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1사후 이호연의 볼넷과 한태양의 몸에 맞는 볼로 1,2루가 됐다. 9번 대타 한동희가 바뀐 투수 노성호에게 삼진을 당했지만 1번 안치홍이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됐다.
2번 황성빈의 타석이 놀라웠다. 황성빈은 풀카운트의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8구째를 툭 갖다 맞혔다. 조금은 느렸지만 평범한 유격수앞 땅볼. 유격수 오선진이 잡자마자 1루로 던졌는데 헤드퍼스트 슬라이딩한 황성빈이 먼저 도착했다. 세이프. 그사이 3루주자 이호연 뿐만 아니라 2루주자 한태양까지 홈을 밟았다. 2타점 내야안타. 단숨에 5-2가 되면서 롯데로 승부의 추가 기우는 순간이었다. 삼성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삼성은 8회초 1사 1,2루의 찬스를 한번 더 만들었으나 또 불발. 롯데는 8회말 이호연의 1타점 안타까지 나오며 6-2, 4점차로 벌어졌다.
롯데는 9회초 4점차인데도 마무리 최준용을 올렸다. 확실하게 경기를 끝내겠다는 뜻.
그런데 삼성의 9회초는 믿을 수 없었다. 8번 김재성의 우월 2루타에 9번 김현준의 볼넷, 1번 김지찬의 우전안타로 무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2번 구자욱이 2타점 우익선상 2루타를 쳤다. 2점을 추가하고 무사 2,3루. 피렐라의 강타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혔고, 오재일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2아웃이 만들어지며 이대로 끝나는가 했다. 하지만 5번 오선진이 깨끗한 우전안타를 때려냈고, 2루주자 구자욱까지 홈에 들어와 기적같이 6-6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는 9회말 선두 한태양이 좌전안타를 치며 끝내기에 대한 희망을 만들었다. 고졸 신인 한태양의 데뷔 첫 안타. 이어 또한명의 고졸 신인 김세민이 데뷔 첫 타석에서 희생번트를 1루쪽으로 성공시켰다. 1사 2루서 안치홍이 자동 고의4구로 나가 1,2루가 됐다. 하지만 황성빈이 헛스윙 삼진, 이대호가 유격수앞 땅볼에 그쳐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롯데가 연장 11회말 삼성 장필준을 상대로 끝내기 찬스를 만들었다. 상황이 9회말과 똑 같았다. 한태양의 안타, 김세민의 희생번트, 안치홍의 자동 고의4구로 1사 1,2루가 됐다. 롯데는 황성빈 대신 대타 추재현을 올렸다. 하지만 추재현이 헛스윙 삼진을 당해 2사 1,2루. 이대호가 또 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9회와는 달랐다. 1B에서 2구째를 친 타구는 가운데로 멀리 날아갔고 끝까지 추격한 중견수가 잡지 못하는 끝내기 안타를 쳐 7대6으로 경기를 끝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