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 전환)에도 대기업 대부분이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인사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재택근무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9일 경총에 따르면 대기업 72.7%가 현재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재택근무 시행 비율은 지난해 조사(91.5%)보다 18.8%포인트(p)가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정부의 방역 정책 완화에 맞춰 일부 기업은 재택근무를 중단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시행한 적이 있으나, 현재는 하고 있지 않은 기업'은 27.3%로 집계됐다. 해당 기업 중 77.8%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재택근무를 중단했다고 응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로도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전면 출근에 따른 충격 완화 등 '단계적 일상회복 차원'이라는 응답이 43.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직원들의 재택근무 선호 반영'(20.8%),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재택근무 장려 지속'(16.7%)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들의 시행 방식으로는 '필요 인원 선별 또는 신청'(33.3%), '교대 순환형'(27.1%), '부서별 자율 운영'(25%) 순으로 조사됐다. 경총은 교대 순환형이 주를 이뤘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기업 업무 특성에 맞추어 다양한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전후 재택근무 비중 변화와 관련해선 재택근무 비율 하향 조정, 재택일 수 감축 등을 통해 재택근무를 축소했다는 응답(39.6%)이 가장 많았다.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부서별로 재량화 했다는 응답 비율은 각각 37.5%, 20.8%로 집계됐다.
재택근무 시 체감 업무 생산성에 대한 질문에는 '정상근무 대비 90% 이상'이라는 평가가 29%로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해 조사 응답 비율(40.9%)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재택근무시 업무생산성을 정상출근 대비 '80~89%'로 응답한 비중은 30.6%, '70~79%'는 21%, '70% 미만'은 19.4%로 조사됐다. 체감 업무 생산성 전체 평균은 79%로 집계됐지만, 인사담당자의 주관적 평가라고 경총은 밝혔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해소 후 재택근무 활용·확산 전망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응답이 51.5%로 절반을 넘었고, 코로나19 해소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활용·확산할 것이라는 응답도 48.5%였다.
코로나19 이후 사무공간 활용 변화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2.1%가 '변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거점형 오피스 신설'(22.7%), '공유형 오피스 활용'(18.2%)이라는 답변도 많아 기업들이 사무공간 변화도 모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들이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출근 비중을 높여가는 과도기로 보인다"며 "일하는 방식 변화, 직원들의 재택근무 선호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근무체계로 완전히 복귀하지 않는 기업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하는 방식이 다양화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근로시간 유연화, 성과중심 임금체계에 부합하는 우리 근로기준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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